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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게 물어봐요 - 생각을 키우는 철학 이야기
박남희 지음 / 종이책 / 2015년 3월
평점 :
'철학'하면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도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 지, 관련 서적을 찾아 읽어도 난해한 표현과 설명들에 쉽게 책을 덮어버리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내 마음에게 물어봐요"는 우선 쉽게 읽힌다는 점에서 여느 철학책보다 접근이 쉽고 편안하다.
"내 마음에게 물어봐요"는 주제가 크게 10가지 챕터로 나뉘어 있다. '나'에서부터 출발하여 타자, 세계, 사물, 사실과 이해, 인식의 전환, 생각의 성장, 생각과 삶, 삶과 죽음, 미래사회로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각 챕터별로 소주제가 있어 생각할 꺼리들을 제공해주고 있는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나의 이름뿐만 아니라 사이버공간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또 다른 이름), 빠른 게 정말 좋은 건가요(삶에 다양한 방법과 길),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미래사회의 가치)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가 하면 선악같은 이분법적인 혹은 편견같은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깨주는 나는 진짜 나쁜 아이일까요(입장과 생각), 까만 공주도 예뻐요(이데올로기와 미)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들 각각의 소주제는 대략 두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어 있다. 왼쪽 페이지에 소주제와 그 주제에 대한 짧은 설명이 소개되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 주제에서 생각해볼만한 꺼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일화형식인 경우도 있고 사진이나 그림 등을 수록하여 주제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이런 자연스러운 비유를 따라 읽어내려가면 마지막에 '생각꾸러미 열어보기'란이 있고 그 안에 여러 질문들이 있어 자연스레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이런 구성으로 "내 마음에게 물어봐요"는 우리에게 흥미롭고 일상적인 여러 주제를 차례로 던져주며 이해하기 쉽게, 생각의 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유도하면서 독자가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게 서술하고 있다.
생각을 깊고 넓게 하여 생각을 키워 나가도록 하는 책이기에 질문에 정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술한 내용에 비해 생각꺼리는 다소 많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정보)가 적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쉽게 서술하여 이해를 높인다는 점도 물론 좋지만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시각자료, 적절한 예가 드러난 텍스트가 더 강한 인상, 더 쉬운 이해가 가능한데 그런 접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혼자서는 생각꾸러미의 많은 질문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이런 아쉬운 점이 있는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이 책은 일상의 흥미로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유용해 보인다. 특히 다양한 생각꾸러미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토론꺼리 등의 교육용으로 혹은 가족끼리 모여 이야기나누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