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먼저 알아야 할 에니어그램
김진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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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니어그램에 관해 들어온 지는 꽤 오래전부터다. 대학 시절, 주변에서 MBTI와 함께 에니어그램이 종종 화제에 오르기도 했고 직장에서 연수 내용 주제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단순한 호기심에 심리테스트마냥 가볍게 훑어보고 지나갔던 기억들 뿐, 결과에 대해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에니어그램에 대해 다시 살펴봐야겠다고 느끼게 된 건 이 책의 소개 때문이었다. "엄마가 2% 변하면 자녀는 200% 변한다"는 이 문구를 그대로 믿는 건 아니었지만 이 문구를 본 순간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잊고 있었던 중요한 정보를 떠올리게 되어 무척 반가운 마음이었다. 아이가 잘 되려면 부모와 아이의 합이 잘 맞아야 된다고 늘 생각해왔던 나다. 부모가 부모의 성향을 잘 알고,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 아이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해 왔었다. 이런 점에서 <엄마가 먼저 알아야 할 에니어그램>은 평소 나의 생각에 잘 맞는 책이었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알게된 나의 성격유형은 '2유형-남을 도와주거나 남에게 도움이 되려는 봉사자'였다. 사실 1,4,6 유형의 점수가 같고 이들 유형과 2유형의 점수차가 1점뿐이라 2유형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1점차의 점수라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검사를 하면 결과가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2유형의 요소가 내게 크게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이 유형에 대한 설명 중 내게 깨달음을 준 건 '자만심'에 관한 부분이었다. 친절과 배려라는 이름으로 남을 잘 도와주지만, 나는 도움이 필요없다는 자만심이 사실은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만은 결국 아이에게 적절한 발달 단계의 기회 제공을 막게 된다고 하는데 이런 설명은 내게 사실 꽤 충격이었다. 내가 은연중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의 발달을 막고, 아이의 도전과제를 내가 해결해버리고 있다는.

   이 깨달음만으로 이 책은 나에게 충분히 유용했다. 덕분에 나는 아이에게 필요에 따라 좀 더 단호하게, 거리를 두어야겠다는 의식적 노력을 다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는 점점 자라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지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여전히 아이에게 다 해주어야만 한다는, 아이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듯 하다. 저자의 조언대로 엄마가 '먼저'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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