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수현의 엄마수업 - 아이와 함께 자라는 보통맘 설수현의 감성대화
설수현 지음 / 애플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오늘도 첫째한테 화를 냈다. 요즘 육아서를 계속 읽고 있는데도 화를 냈다. 울다 잠든 첫째를 보니 이루말할 수 없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다. 근래 첫째한테 부쩍 화를 자주 내게 되는데 첫째가 말을 안 듣는 나이가 되기도 해서겠지만 둘째가 태어난 후부터 그렇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평소에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첫째에게 되도록 화를 안 내려 노력하는데. 오늘도 나는 끝까지 참아내지 못했다. 이럴 때마다 나는 깊은 수렁으로 빠진 듯한 좌절감과 우울감에 시달리곤 한다. 왜 그 순간 더 참지 못했을까, 왜 아이의 마음을 더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계속되는 자책과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에 육아에 더 자신없어지고 더 육아서에 매달리게 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은 전문가들의 코칭식 육아서를 주로 읽었었다면 이번에 읽은 "설수현의 엄마수업"은 평범한(사실 결코 평범한 엄마는 아니다...) 엄마의 육아일기 스타일의 책이어서 읽고난 느낌이 다소 달랐던 것 같다. 책 표지에도 적혀있는데 "아이와 함께 자라는 보통맘 설수현의 감성 대화"에 걸맞게 이 책은 저자가 세 아이를 어떤 식으로 키우고 있는지, 다른 보통맘들과 다르지 않으면서도 고수하고 있는 자신만의 육아 방법을 이웃집 아이 엄마마냥 친근하게 풀어보이고 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답게 저자는 책에서도 야무지게 본인의 생각을 펼쳐내고 있었다. 소신을 가지고 원칙에 맞게 아이들을 이끌어나가며 자신도 성장하고 있는 저자는 그 비결을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었다.


 "내 아이의 세상은 엄마가 듣고 기록할수록 달라진다는 것을. 어제와 비슷하지만 또 다르다는 것을, 엄마의 기억이 기록으로 옮겨지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둘째를 키우면서 첫째의 과거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인상적인 사건들 위주로 종종 써오고 있는데 요즘 부쩍 쓸 내용이 없어 일기를 펼쳐드는 일이 드물어 지고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양만 많은 일상적인 대화만 주고받을 뿐 깊이 있는 대화가 없기에 그런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사실이 그랬다. 늘 밥 먹었니, 유치원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니 등의 일상질문을 하고 정작 나는 아이의 대답은 흘려듣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놓고 아이의 속을 모르겠다고, 우리 아이는 표현을 너무 안해서 답답하다는 얘기만 여기저기 하고 다녔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내일 아침에 첫째가 일어나면 오늘 혼냈던 이야기를 꺼내 사과하고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줘야겠다. 아이는 이미 잊고 밝게 웃으며 내게 인사하겠지만. 그동안 나로 인해 받은 상처들이 아이의 마음속 어디에선가 켜켜이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와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엄마가 되도록 좀더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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