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육아 -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주혜 옮김 / 라이프로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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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은 크게 아이를 낳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그만큼 출산과 육아는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기전의 나는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자다 말고 눈을 비비고 일어나 움직이는 수고를 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의 비위를 이렇게까지 맞췄다면 난 직장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다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 칭얼거리는 이유를 찾느라 나는 매일 아이를 살피고 살피고 또 살폈다. 때로는 좌절감을 또 때로는 분노를, 우울감을 느끼기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준비되지 않은 부모였는지를 깨닫곤 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라도 준비된 부모가 되고 싶었다. 아이 연령에 맞는 특성을 알아두고 그에 따른 부모의 행동 메뉴얼을 익혀두려 했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준비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벌써 저만큼 앞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이런 우왕좌왕의 연속에서 내가 허덕이고 있을 때 만난 "흔들리지 않는 육아"는 제목만으로도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아이와 겪는 수많은 상황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곤 한다. 경우의 수를 다 헤아려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쉽게 결단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동안 내가 결단력없이 행동했던 이유가 나만의 원칙과 기준이 없었기에 그랬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저자의 말대로 나는 그동안 내가 그려놓은 모습과 아이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으면 더 쉽게 화를 냈던 것 같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사진 속 아이만 찾으며, 정작 현실 속 아이와의 삶에는 힘겨워하는 날이 매우 많았던 것이다. 현실 속 아이의 모습을 끌어안고 제때 융통성을 발휘해서 아이와의 멋진 경험을 쌓아가야 하는데 말이다. 

  아이에게서 한 걸음 물러나 좀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모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의 양육방식에 흔들리고,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나는 게 결국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나의 소유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의 대입 결과에 따라 부모의 교육방법을 성공과 실패로 인식하는 우리 현실에서 이런 시각을 지니기란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행복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본다면 외부의 시선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육아법을 고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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