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2015년판) - 소년에서 전설로
레오나르도 파치오 지음, 고인경 옮김 / 그리조아(GRIJOA) FC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남중에서 수년째 교편을 잡으면서 고수하고 있는 평가가 있다. 말하기 평가로, 매 수업시간 초반에 2~3명의 학생들에게 3분 내외의 스피치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평가는 나보다 학생들이 무척 좋아하는데 우선 45분의 길고 지루한 수업시간이 이 시간으로 인해 10여분 줄어들기 때문이고, 친구들이 준비한 발표의 주제들이 그들의 관심사와 유사해 무척 재미있어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1년간 4번 정도 발표를 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나는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려 노력한다. 그 어떤 주제를 제시해도 학생들은 보통 자신들의 주관심사를 매번 달라진 주제와 연관지어 발표하곤 한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발표하는 분야는 단연 스포츠 분야이고, 그 중에서도 축구가 가장 빈도수가 높다. 때문에 축구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메시는 매우 친숙한 이름이고, 이 책을 통해 메시에 대해 좀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나와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현존하는 인물에 대해 본인이 쓴 자서전이든 타인이 쓴 책이든 즐겨읽는 편이 아니다. 그런 류의 책들은 과장과 찬양이 가득해 읽기가 불편하다는 나만의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다. 그런 책 속의 인물들은 본인이 그 자리에 있기까지, 그만한 성과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책을 덮고 나면 그들의 타고난 비범함에 오히려 내 자신이 너무 평범하다 못해 초라한 것 같아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곤 했었다. 이 책 역시 레오나르도 파치오라는 기자가 메시와 메시 주변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호르몬 이상이라는 한계를 지닌 한 인간이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기까지 겪은 숱한 역경, 극복의 과정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다.

  내가 달라진 건지, 학생들의 관점에서 읽으려 노력해서인지, 아니면 이 책은 좀더 다른건지. 이런 의도들이 더이상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불리한 조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부터 확고하고 변함없었던 축구를 향한 그의 열정과 노력이 너무나 멋지게 다가왔다. 이런 류의 책들, 특히 학생들이 매우 관심있어하는 축구 스타의 스토리를 다룬 책이 아무 의욕도 꿈도 자신감도 없이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는 학생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졌다. 지금은 내가 휴직중이라 이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당장 전달할 수 없지만,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보며 그들과 나와의 거리도 좁히고 그들이 그들의 꿈에 한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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