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두근두근 캠핑요리 - 브런치부터 안주까지, 그룹 캠핑부터 데이트 캠핑까지
윤은숙 지음, 구자권 사진 / 보랏빛소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캠핑에 입문한지 3년차다. 3년전 이맘때쯤이었을 것이다. 어느날 신랑이 갑자기 캠핑을 다니겠다며 선언하더니 그뒤로 2주간 캠핑용품들이 날마다 집으로 배달되어 왔다. 보기만해도 짐스럽고 목돈을 쏟아부었을 것 같아서 화를 냈었다. 신랑은 그런 나에게 그해 여름에 계획된 나와 당시 4세이던 큰애의 캐나다 여행값보다 싸다고 당당하게 맞받아치며 그해 우리 가계를 휘청이는데 한몫 더했다. 맞벌이임에도 늘 시간이 없고 바쁜 신랑은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었고 그런 신랑에게 불만이었던 나는 '캠핑 라이프'란 나에게 일을 하나 더 얹어주는, 전혀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캠핑 가기전에 챙겨야 하는 짐, 그리고 다녀와서 정리해야 하는 짐. 쉬는 날 쉬지도 못하고 '나 혼자' 짐을 꾸리고 불편한 생활을 하다 와선 다시 '나혼자' 짐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 끔찍했다. 그래서 나는 모 영화 대사처럼 신랑에게 "혼자가라, 캠핑"을 외쳐댔고 안가겠다고 버텼다. 신랑은 그런 나에게 캠핑과 관련한 부담을 내게 안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렇게 나의 캠핑은 시작되었다. 3년째 캠핑을 다니고 있는 걸 보면 신랑이 약속을 잘 지키나보다 싶겠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그래도 짐꾸리고 정리, 캠핑장에서의 식사 준비 등 여전히 꽤 많은 부분을 본인이 맡고 있다. 지금은 나도 처음 캠핑을 갔을 때보다 알아서 많은 일을 먼저 찾아서 한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캠핑의 매력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우리 가족의 캠핑 라이프는 꽤 잘 진행이 되었고 올해는 신랑이 시간 좀더 여유가 생겨서 1박2일뿐만 아니라 2박3일 일정의 캠핑도 다니게 되었다. 이렇게 다니다보니 바로 '끼니' 준비에 어려움이 확 다가왔다. 1박으로만 다닐 때에는 메뉴에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점심꺼리는 완제품을 포장해가서 먹고 저녁에는 고기, 다음날 아침에는 인스턴트 밑반찬과 찌개 정도. 그렇게 먹어도 한달에 한두번이라 늘 맛있었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말에 집에서 뭐해먹을까 늘 고민스럽고 부담스러운 주말의 모습과 달리 캠핑장에선 뭔가를 굳이 만들어 먹지 않고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다고 생각해 캠핑을 두말않고 따라다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2박으로 다녀보니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늘어난 끼니로 인해 메뉴가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였고 오히려 재료를 다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캠핑장에서의 끼니 해결이 더 귀찮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러던 차에 알게 된 "보노보노의 두근두근 캠핑요리'는 우리 부부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같이 매우 반가운 책이었다.

  이 책에 나온 메뉴는 사실 여타 다른 요리책들과 다를 것 없었다. 집에서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메뉴들이 다 나와있다. 그!러!나! 이 메뉴들의 조리법이 매우 간단하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즉, 최소의 재료들로 조리법을 최대한 단순화 시키면서도 최고의 맛을 추구한다는 사실! 신랑과 나는 처음에 이 책을 한장한장 넘겨보며 "이것도 가능해?"를 연발한 것 같다. 다 넘겨본후에는 조리법이 단순하면서도 충분히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며 캠핑용으로만 쓰이기엔 너무 아깝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특히 요리에 자신이 없고 취미도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간단한 조리법으로 집에서도 매우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이런 저런 경조사로 이 책을 받고난 이후로 아직 캠핑을 가지 못했다. 조만간 가게 될 캠핑에선 이 책에 나온 요리를 시도해 봐야겠다. 우리 가족 캠핑이 더이상 끼니 때우기가 아닌 건강하고 멋진 식생활 체험으로 변화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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