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외국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면 - 서울대 소아정신과 의사 아빠와 중2딸이 하나하나 겪고 함께 쓴 ‘적응’과 ‘성장’
김재원.김지인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올해 12월이 되면 신랑의 해외연수 여부가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연수가 확정이 되면 우리 가족은 2017년 여름부터 최소 1년간 해외에서 거주할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큰애는 8세, 둘째는 4세이다. 1년 거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길지 않은 기간동안 어떻게 해야 알찬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돌아온 이후에는 어떻게 아이들을 다시 적응시켜야 할지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늘 있었다. 그러던 차에 '아이를 외국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면'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소아정신과 의사인 아빠와 그의 딸 지인이다. 2년간 미국 피츠버그에서의 낯선 생활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구성이 참으로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하나의 같은 주제마다 딸의 관점에서, 아빠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점도 신선했고 소아 정신과 의사의 관점에서 딸의 심리 등에 대해 전문적인 해석을 덧붙이고 있어 이 책을 평범하고 단순한 생활 적응기로 끝나지 않게 하는 묵직함도 있었다. 이런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 같은 경험에 대해 딸 지인이의 생각과 아빠의 생각이 다른 것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했고 이 작업을 하면서 부녀가 서로에 대해 몰랐던 점을 알아가게 되어 한층 가까워졌을 것 같다는 훈훈함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아이가 새롭게 경험하는 문화에 대해 부모가 경험이 없으면 아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아이가 처음 경험하는 것을 부모에게 보고하면 하나하나 귀담아 듣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이 내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외국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적용되는 일반적인 조언이었기에 그랬을 수도 있고 이와 관련해 내가 깊이 공감할만한 일을 최근에 겪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올해 유치원에 처음 들어간 큰애가 가끔 툭툭 던지는 유치원 이야기가 나는 잘 이해되지 않았고 그래서 무심코 흘려들은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상담을 가서 유치원 내부를 자세히 둘러보고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큰애가 했던 말들이 비로소 이해가 된 경우가 있었다.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기에 저자가 말한 이 부분이 내게는 크게 다가왔고, 외국 생활을 할 때 더욱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 책에서 또 하나 크게 와닿은 사항은 언어 준비에 대한 부분이었다. 우리 가족의 계획대로라면 큰애가 8세 때 해외로 가는 것인데 영어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다. 우리 부부 모두 이 시기의 아이에게 학습 부담을 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얼만큼의 영어를 준비시켜야 할지에 대해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고민에 대한 조언도 소개되어 있었다. 이밖에도 이 책은 부모가 가질만한 불안함과 막연함에 대해 한편으로는 서툴게 또 한편으로는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해외거주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많은 팁과 용기를 주고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낯설음이 내게 확~ 다가오면서 부모인 내가 우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내가 준비가 안 되어 우왕좌왕하면서 불안감을 드러내면 아이들에게도 분명 영향이 미칠 것이다. 남은 기간동안 좀더 긴장감을 가지고 부모인 내가 우선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서, 그곳 적응에 힘들어할 나의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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