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10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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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레이코는 <달의 아이>, <월광천녀>로 유명한 만화가이다. 

그림체가 아름다운데, 잔인한 묘사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근육이나 장기 등도 세밀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에서 좀 우욱...ㅠㅠ 

 

그녀의 만화는 보통 신화적 모티브, 특이한 세계관으로 매 번 새롭게 느껴지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읽다 보면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때는 이미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비밀>은 '사망자의 뇌를 스캔해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살해당할 당시 희생자가 범인의 얼굴을 봤거나 보지 못했어도 단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할 것 같지만 

이 만화에서 '뇌'를 스캔한다는 것은 사망자의 '시선'을 수사관들이 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되므로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되는 것이다. 

 

만화의 주인공은 뇌스캔 수사팀인 '제9'. 그 중 경시정인 '마키'와 막내 '아오키', 제 1연구소 법의관 '미요시'다. 

뇌를 스캔하면 범행동기나 연쇄살인범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래서는 재미가 없지! 

뇌를 스캔할 수 있다는 것을 범인들도 알게 되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 조작된 장면을 보게 하고 나서 죽인다던가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 또 뇌가 기억을 재편집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은 실제보다 훨씬 아름답게 보임)   

정신이상자나 약물을 복용한 사람의 뇌를 볼 경우 그들이 본 환각을 함께 봐야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제9 수사관들의 정신도 조금씩 피폐해진다.  

그들 모두 불안에 시달리며 특히 '마키'는 과거에 친구를 쐈던 기억 때문에 끊임없이 괴로워하는 인물. 

 

수사물이라기 보다는 "죽은 사람의 '비밀'이 담긴 뇌를 타인이 볼 권리가 있는가"

 

하는 질문이 주된 주제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절망적이다.

 

 

에피소드 외에는 '마키'가 가진 비밀과 '마키의 옛친구의 약혼녀였던 미요시'의 마키를 향한 복잡미묘한 감정, 

막내로 들어온 '아오키'( 옛 친구를 닮음) 가 이 둘 사이에 끼어 갈팡질팡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오키가 미요시에게 고백하는 데 까지는 봤는데,  

미요시가 마키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키가 아오키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오키가 마키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 이상한 삼각관계 

 

 

<비밀>은 아직 연재중이니 산으로 가지 않고 완결되기를... 하지만 히말라야로 가버린데도 버릴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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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 변신.화부 클래식 투게더 Classic Together 1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철규 옮김 / 아름다운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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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속 광대는 단식을 하는 것을 재주로 선보이는 광대이다.

하지만 굶는 것이 재주가 될 수 있을까? ‘단식’이라는 단어와 ‘광대’라는 단어는 굉장히 먼 관계 같다.

 

요즘 단식이라는 것은 힘없는 한 개인이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체중조절을 위해, 또는 경제적인 궁핍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홀로 하는 지속적인 단식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대중 앞에 놓인 광대의 단식은 ‘볼거리’가 되어 타인의 시선을 통해 다른 의미와 맥락을 만들어 낸다. 그러니까 이 행위가 예술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되어 지는 것이다.

 

마치 요즘 ‘노이즈 마케팅’이나 자극적인 이슈거리들처럼 이 자학적이기 까지 한 광대의 단식 행위를 단식광대 자신은 ‘맛있는 음식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달리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경탄해서는 안 되’는 행위인 것이다.

더 이상 대중들에게 ‘맛있는 음식’일 수 없었던 단식광대는 결국 그의 죽음과 함께 젊은 표범으로 빠르게 대체된다. 고독함 속에서 서서히 죽음으로 향하던 광대가 아니라 뜨거운 생명력을 지닌 맹수로 말이다.

 

한 인간이 경외로울 수 있는 것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행하는 굳은 행위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속에 갇힌 인간의 이런 행위는 곧 관심이 시들해질 그저 ‘볼거리’에 지나지 않게 된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데 잘 정리가 되지는 않는다. 배가 고플 때 봐서 그런지 한 끼라도 굶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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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청춘에게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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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숱하게 쏟아져나오는 자기계발서가 하는 이야기들은 놓고 보면 다 똑같은 이야기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술에 취한 선배가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는데

자꾸만 그 술자리에 나갈 수 밖에 없는 고통이 엄습한다.

 

선배는 이렇게 말한다.

"임마. 나도 다 겪어봐서 잘 알아.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

 

자기계발서는 딱 한 권만 읽으면 된다. 다 같은 이야기니까.

"네가 알아서 잘 하면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 라는 이야기.

 

솔직히 자기계발서에 적혀있는 이야기를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어디선가 듣고, 스스로 아는 이야기다.

때문에 나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다고 해서 한 인간이 계발, 개발 된다고 생각 안 한다.

꼭 책을 읽겠다면 그 시간에 시집이나 소설책, 인문학책을 읽는 것이 나을 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 『공자가 청춘에게』가 숱한 자기계발서와 조금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공자가 독자에게 말을 거는 듯한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풀어서 쓴 이야기의 마지막엔 공자의 잠언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인데,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공자의 말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아마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겠지.

 

멘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공자' 아닌가?

요즘 <논어> 다시 읽기 처럼, 고전을 다시 읽는 것이 유행 처럼 번지는데

원조는 좀 다르다. 공자의 일화를 통해서 우리도 자기 만의 정의를 스스로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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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로스트 1 : 텅 빈 남자 - 시즌 1 닥터 프로스트 1
이종범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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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만화가 이토록 적합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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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창비아동문고 219
유은실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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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저자로 유명한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읽으며 성장하는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


  스웨덴 출신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그녀만의 독특한 동화세계를 구축했다. 아동문학 작가로서 거의 유일하게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곤 했는데 그 외에도 『사자왕 형제의 모험』 『미오, 나의 미오』 『라스무스와 방랑자』 등 죽음, 외로움, 자유 등 소재에 있어서도 파격을 가한 아동문학의 명작을 숱하게 남겼다.


  하여 그녀의 팬도 꽤 많다. 유은실 작가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은 그녀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린드그렌의 작품 속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주인공 '비읍이'. 비읍이가 린드그렌의 작품에 빠지게 되면서 한층 성장하는 이야기다. 아이가 책을 읽으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뻔하고 교훈적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린드그렌의 작품 속 주인공 처럼 '선의의 거짓말'과 '뻔뻔함', '독특한 상상'을 하는 비읍이. 자라나는 10대 소녀의 섬세하고 여린 감성을 채워주는 린드그렌의 따뜻한 이야기들. 그 두 조합이 너무나 발랄하고 귀여웠다. 사실 비읍이가 처한 환경이 아주 절박하고 어려운 상황은 아니지만 감수성 민감한 소녀에게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자신을 세상에서 삐져나온 '못' 처럼 느끼기 마련이다. 비읍이가 린드그렌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성장했던 것처럼 좋은 이야기는 독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그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고,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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