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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디자인 - 디자이너, 삶의 디자인을 읽다
박현택 지음 / 컬처그라퍼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디자이너’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는 이전에 박물관에 소장되고, 전시된 유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특히 고고학을 전공하는 나의 경우 이러한 저자의 관점이 협소했던 내 관점을 조금 더 넓혀주었다. 예를 들어 호자를 뒤샹의 샘과 비교한다든지, 주먹도끼의 기능적인 면에 주시한다든지 하는 것은 너무나 흥미롭고 신선했다. 또한 이러한 관점은 고고학자들에게도 필요하다. 모 교수님의 말씀처럼 단순하게 기능면에서 편리함을 추구했기 때문에 어떠한 물건을 만들고 사용했던 것인데 요즘 학자들이 너무 과대하게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문화재 관련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를 반성하게 하였다.
한편 저자가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또 이 글에는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먼저 유물에 대해 폭넓은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자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 청자 제작기술이 최고라고 하는 것은 너무 주관적이다. 청자는 사실 중국 월주요가 원산지이며 과연 중국 월주요 청자와 비교해서 "세계최고" 라고 단언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앞부분 보다는 오히려 뒷부분으로 갈수록 더 글이 완숙해지고 깊어진다. 아마도 저자가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과거의 유물보다는 현대의 산물에 더 박학다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청자기와정자에 대한 비판은 적절했다.
이 책은 디자인 또는 문화재에 관심있는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요즘 융·복합이 대세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