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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개정판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여태까지 읽어왔던 답사기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북한에 너무 아름답고 중요한 유적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서 볼 수 없다는 것, 또 연구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너무 아쉬웠다. 곧장 통일하기는 어렵더라도 점점 학문의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몇몇 사람들은 북한답사기에 대해서 유홍준이 너무 북한 편향적이고 예찬적이라고 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대부분 맞는 말이였고 객관적이었다.
특히 가장 많이 생각해보게 했던 것은 남북간의 다른 미술관이었다.
남북간은 미술관에 대해서 서로 반대이다 이러한 사실은 흥미로웠지만 또 한편으로 안타까웠다.
미술사 강의 시간에 우리나라는 리얼리즘회화를 배격하여 한때 추상화와 같은 매우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그림만을 높이 평가하였다. 하지만 북한은 반대로 관념화를 배격하여 리얼리즘 회화만을 고집하였다. 따라서 우리나라 현대 회화사와 북한 현대 회화사 모두 다양성이 결여되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북한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북한은 철저히 배격하여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주체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그림의 개성을 모두 잃고 말았다.
사실 남한에서는 리얼리즘 회화의 중요성이 너무 과소평가 되었던게 문제고 북한에서는 관념적인 회화의 중요성이 너무 과소평가 되었던게 문제가 되버렸다. 남한과 북한 서로의 사상이 극명하게 갈리고 서로의 다른부분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다보니 오히려 융통성과 다양성이 상실되어 서로에게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되어버린것이다.
그렇기에 북한 남한 모두 반쪽짜리 문화, 역사 등을 지닐 수 밖에 없게 되고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북한의 미술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월북작가 김용준의 승무라는 그림이었다. 수묵담채화를 변용하였다고 할까 수묵담채화를 조금 더 현대화시킨 방법으로 그려 전통성과 현대성을 잘 살렸고 그 색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북한의 더 심해진 관념주의 배척으로 인해 수묵화는 문인화의 대표적인 방법으로서 관념화이기 때문에 배격되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수묵화는 평가절하 되고 리얼리즘적 회화 방식만 채용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이상 개성도 없어지고 전통미도 살아지고 주제까지도 틀에 갇히게 되니 그림의 다양성이 없어지고 나아가 발전도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작품들은 조금더 리얼리즘적인 그림을 채용할 필요는 있지만.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한다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이유다. 서로 가지지 않은 장점들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술에서만도 이런데 다른 분야는 어떨까.
통일은 북한, 남한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