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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순환선 - 최호철 이야기 그림
최호철 지음 / 거북이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한겨레 신문을 통해 '최 호철'이라는 화가를 알게되어,
그의 신간 그림집인 '을지로 순환선'을 보게 되었다.
최호철의 그림은 처음 순간부터 충격이었다.
말마따나 한장의 그림에 모든 이야기가 다 녹아있는 !
작품들 이었는데, 물론 스케치 풍의 소품들은 현대의 풍속화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었다는 '을지로 순환선'과 '와우산' 두 작품은 뭔가 특이한 흥취를
주었다.
두 작품 다 한눈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넓은 공간을 보여주고 있는데,
공간을 비틀고, 생략하고, 갖다붙이는 교묘한 솜씨가 대단하다.
그 그림들은 그림 한장으로 영화 한편이 보여주는 것 보다
훨~많은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을지로 순환선이란 그림에서 보이는
'정면의 높은 언덕'은 그가 좋아한다는 화가 브뤼겔의 '바벨탑'의 오마쥬인듯 보이며,
그 언덕 앞의 '화력 발전소' 는 또 그나름의 거대하고 흉칙한 기계문명의 나신을
보여주고 있다...그리고 근경으로 그려진 달동네 마을에선
조세희의 '난쏘공'의 그 '축구공'을 찾을 수 있다..!
그 축구공은 아무리 바라보아도 하늘에서 떨어져 이 지상으로 향하는 그 무엇 같아 보였다. 그 작은 공하나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을 더욱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와우산'은 공간의 '비틀림'을 더욱 심하게 주고 있는데,
여기-근경-원경으로 펼쳐지는 공간감은 정말 대단하며,
그림에 몰두하면,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가난한 달 동네의 한장면...
그 곳에는 잘사는 저 아래 동네에는 없는
조그마한 화단들과 꽃들과 햇살과 어린 손주와 채마밭을 메만지는 할머니와
덕지덕지 이어붙인 지붕과 이 지붕에 올라 앉은 화분들과
바람에 살랑이는 조그마한 꽃들을 볼 수있다.
그게 최 호철이 바라본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의 오른쪽에 등장한 청년들은 아찔하게 저 아랫마을로 걸어 '내려가고' 있다.
그 청년들이 저 아래 도심에 닿을려면 낙하산이라도 타야할 듯하다...
그렇게 '와우산' 위의 달동네 사람들은 살고 있다.
이 그림책은 너무나 좋다....
두고두고 책장이 헤어질 때까지 뒤적일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