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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닉스 리눅스 명령어사전
박종오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리눅스를 처음 설치했을 때 느꼈던 당혹감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시커먼 화면에서 사용자 이름과 암호를 묻는 커서... 로그인 후 기다리는 또 다른 깜박임... 리눅스와 유닉스의 첫 화면은 DOS 시절부터 컴퓨터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곧 익숙해 지겠지만, 윈도우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Operating System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불친절한 OS는 없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최근의 리눅스 배포판들은 X-Window를 통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설치 직후부터 손쉽게 지원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명령어를 통한 시스템 제어라는 부분은 유닉스/리눅스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며, 또한 일반 사용자들의 접근을 꺼리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vi에디터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사용방법을 소개한다는 면에 있어서 제법 많은 부분의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따로 매뉴얼을 제작하여 이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일이 가능하다지만 카피를 의미하는 “cp”와 같은 명령어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제작자와 사용자가 아닌 제 3자가 친절한 설명을 문화화 한다는 것은 그리 생산적이지 못한 일일 것이다. 이런 경우 사용자가 명령어를 익히는 왕도는 제작자가 제공하는 매뉴얼인 man페이지를 참조하는 것인데, 각종 명령행 옵션이나 파라미터들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는 내용으로는 쉽게 명령어의 뜻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그러한 작지만 필수적인 유닉스/리눅스 명령어들을 사전식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man페이지를 번역하고 일부 실행 예제들을 소개해 놓았다고 볼 수 있으나, 영어 약어로 거의 암호화 되어있으며 이러한 명령이 있는지도 모르는 명령어들을 책장 한장 한장 넘기며 존재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된다.
앞부분의 명령어의 알파벳식 인덱스와 더불어 뒷부분에는 주요 핵심어와 분류별로 명령어를 찾도록 되어 있어 명령어는 알지만 사용방법을 모르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특정한 목적으로 명령을 내리고 싶은데 그 명령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까지 쉽게 필요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단순한 명령의 사용법 소개에 그치지 않고, 예제는 물론 해당 명령과 함께 참조해야 할 내용들도 친절하게 소개된 부분은 저자의 다년간의 유닉스/리눅스 사용경력과 독자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데몬 서비스와, vi에디터의 기본적인 사용법, bash 셸의 개략적인 부분들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유닉스/리눅스 사용자가 시스템 옆에 두어야 할 모든 이유를 갖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