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북한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니 북에 대한 소설 자체도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
굳이 떠올리자면 탈북 소녀 이야기인 황석영 작가님의 바리데기 정도?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뒷모습이 담긴 표지에 고발이라는 제목.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안 될듯했다.
탈북자나 브로커를 통해 어렵게 반출 시켰을 7개의 단편 소설.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 중 <지척만리> 의 내용이 충격이었다.
명철은 군 제대 후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지으며 살고 싶었지만 배치를 광산으로 받아서 고향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위독하다고 전보가 왔으나 여행증을 발급
받지 못하여 임종도 지킬 수가 없게 되었다.
나라 간에 비자도 아니고 지역을 이동하는데 여행증이 있어야 한다니 북한이 공산국가 라는게 실감이 났다.
이동의 자유가 없고 가족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는 나라.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힌다.
단편소설의 끝에는 날짜가 적혀있는데 <지척만리>는 1993.02.07이라고 쓰여있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떨까 싶어 인터넷에 '북한 여행증'을 검색해 보았다.
여행증은 지금도 유효한듯한데 오히려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은 여행증 발금 심사를 강화시켰다고 한다.

<빨간 버섯>은 샘물 속에 아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리지만 된장을 공급하기 위해 집에도 가지 못하고 일만 하다가 결국 공개재판을 당한다.
공개재판장에는 변호사가 없다.
군중은 변호사 없는 일방적인 재판에 익숙해져있고 죄가 없어도 함부로 나서서 이야기할 수가 없다.

소설은 89년도에서 95년도 사이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북에 계시다고 하는데 혹여나 반디라는 필명을 썼음에도 신분이 탄로나 일신상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았을지 걱정이 된다. 이미 분단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우리 세대만 해도 통일에 대해 그다지 큰 열망이 없고 북한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큰 생각을 하지 않고 지냈는데 뭔가 죄책감이 들었다.
평양에서 화려한 삶을 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고립되고 제한된 삶을 평생 살아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 책이 외국에도 출간이 되었다고 하는데 많이 읽혀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널리 알려져 생활이 조금씩이나마 좋아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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