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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 -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정혜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침대와 책. 신문의 책 소개란을 읽고 호기심이 생겨 바로 책을 구입했다. 저자처럼 이곳 저곳에서 책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 무조건 메모를 해 두었다가 쇼핑하듯 구입해서는 시간이 날 때 책을 옆에 쌓아 두고 여유를 즐기며 읽는 그 달콤한 유혹 때문에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습관이 되어버렸는데 같은 경향의 책 쇼핑광이라는 동질감이 우선 좋았다.
새로운 책을 접하는 건 항상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실패의 위험을 안고 있는 건데 이 책은 우선 각 장의 소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내 옆의 남자들이 매력 없고 한심해 보이면", "고독해서 사랑을 하나? 사랑을 해서 고독한가?", "낯선 사람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마음의 평화가 깨졌다", "밉고 싫고 감정은 파도치고 삶은 휘청대는 날" 등등
내가 너무 빠져들어서 읽었던 책, 그 책을 읽은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얼마나 소중한가? 물론 정혜윤 PD가 읽었던 책들과 내가 읽은 책들 사이엔 공통분모가 없는 것도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작가가 그 책들을 통해 이런 느낌을 받았다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그 느낌을 공유하고, 또 누군가에게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해 그 누군가에게도 비슷한(?) 아니 또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했다는 걸 알게 된 후의 뿌듯함. 그래서 더 저자가 고마운 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그 동안 수많은 책을 접해왔으면서도 이렇게 어느 정도 중심된 소재을 가지고 하나 하나 그에 적절한 부분을 인용하고 그 부분을 왜 인용했는지 느낌까지 표현을 해내는 저자는 분명 아주 섬세하고 감성적인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나만의 "침대와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책을 읽는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는데,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침대와 책"을 읽으며 느꼈던 소소한 감정들과 새로운 호기심, 이 소중한 경험들을 하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하며 혹시나 이 가을 조용하고 잔잔한 감동을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