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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의 50가지 그림자
F. L. 파울러 지음, 이지연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난 분명 요리책을 보고 있는데 왜 혹시나 가족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지 어깨 너머를 살피게 되는지, 장을 보러 가서 닭을 사려고 했을 뿐인데 생닭에게서 생생한 육성이 지원되는 건 왜인지....
성욕과 식욕은 같다더니 이런 찰진 패러디가 어딨어~ ㅋㅋㅋㅋㅋㅋ 하면서 호기심에 책을 봤는데
책을 읽다보면 먹음직스런 닭요리 사진을 보며 요리하고 싶은 욕구와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지 모른 채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을 읽으며 두 번 다시 닭에게 손을 못 댈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싸우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내가 닭은 요리하는 게 그 요리가 아닐 것 같아 ㅠㅜㅜㅜ 하는 느낌,
닭요리를 하고 싶은데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이브가 나뭇잎 찾는 것마냥 가족들 몰래 요리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평범한 레시피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노련한 요리사의 손에 의해
냉장고에 처박혀 있던 영계에서 잘 조리되어 숙성된 요리로 거듭나는 생생한 과정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강추합니다!
(그 뒤 생닭을 지그시 바라보게 되어도 책임 못 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