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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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학창시절 내가 유난히 좋아하던 과목은 세계사 시간이었다. 다른시간은 졸아도 그 시간만은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기울였다. 그리스.로마시대의 화려한 신화와 정복의 역사로부터 시작해서 무수히 많은 역사속의 영웅과 사건들을 수놓은 인물들의 이야기에 끌렸었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사 수업은 공부시간이라기 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간이었다.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있다. 21c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말이 의미있게 다가오는건 왜일까? '십자군 이야기-충격과 공포'를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수있다. 십자군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대체적으로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유럽에 일어난 종교적 사건으로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의 충돌로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근본은 그렇지 않다고 이책은 말하고 있다. 로마제국 붕괴이후 형성된 유럽은 왕권과 신권의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그 혼란의 와중에 희생되는 것은 바로 하층 농민들이었다. 봉건영주와 기사들에게 수탈당하는 농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면서 이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관심을 돌리는 방법으로 조작된것이 종교적 명분을 덧씌운 십자군전쟁이다. 십자군전쟁의 명분은 이슬람세력권에 들어간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을 해방시킨다는 것이다. 그 당시 교황을 비롯한 기독교 권력은 이슬람세력을 기독교를 억압하고 위협하는 악의 존재로, 이런 악을 응징하고 이슬람세력으로 부터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되찾아 오는 것이 신의 계시이며 기독교인의 소명이라고 당시 사람들을 선동하였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이라크 침공을 하면서 부시가 떠들던 말과 어쩌면 그리도 같은지.... 11세기 십자군전쟁이 무려 1000년이 지난 지금시점에서도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십자군전쟁의 허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십자군 봉기의 허무맹랑함, 그 진행과정의 무자비성 등은 정말 혀를 차게 만든다. 중세는 사실 비이성의 시대였다. 십자군전쟁은 비이성의 시대에 이루어진 인간의 끔찍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교훈삼야야 할것이다. 하지만 지금세기에 아직도 이런 비이성적인 전쟁을 인간들은 계속하고있다. 자국의 경제적 이득, 국제사회에서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끊임없이 무고한 사람들 위에 폭탄을 퍼붓고 있는 야만적인 국가들은 역사속에서 깨닫는 것이 정녕 하나도 없는 모양이다. 언제쯤 인간은 야만의 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오늘도 뉴스는 온통 테러와 폭격으로 얼룩져있다. 이제라도 역사의 질곡을 반복하지 않기위해서 우리는 역사의 거울을 똑바로 쳐다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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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 강변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다 - 레이 황의 중국사 평설
레이 황 지음, 권중달 옮김 / 푸른역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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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페이지가 넘는 그 묵직함이 느껴지는 책을 펼치는 것은 그다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조금만 참아내고 이 책을 펼친다면 세상을 보는 폭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말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 역사는 항상 지나간 시간으로서 우리에게 존재한다. 그래서 깊게 생각지 않으면 단순하게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어진 그대로의 사실만을 파악하는 단조로운 시선을 갖기 쉽상이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그렇게 단순한 것만이 아니다.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있다. 이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를 가볍게 다룰 수는 없을것이다.

이 책은 재미 중국학자의 중국역사에 대한 고찰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에 중심을 둔 중국사에 익숙하다. 그 이유는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는 삼국지, 초한지 등의 중국사를 배경으로한 대중소설에 익숙하기 때문일것이다. 이런 소설의 특징은 걸출한 영웅의 이야기로 그 인물들에 의해서 역사적 사건들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자칫 역사는 특출난 인물 즉 영웅, 호걸들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역사란 그렇게 단순한것은 아니다. 레이황 교수가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바가 바로 이것이다. 기존의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역사관은 인물사, 사건사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미시적 사관은 역사의 큰 흐름을 간과하기 쉽다.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거시적인 큰 흐름이 존재한다.

그 예로 당나라가 멸망하게 된것은 단순히 요부 양귀비에 빠진 현종의 실정과 안사의 난에 의한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상황이 맞물려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이라는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레이황 교수는 공자의 시대로 부터 원나라 까지 거시적 관점에서 시종일관 중국사를 해석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이런 시각을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없다. 역사를 파악하는 여러 방법중의 한 시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거시적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는 면에서는 이 책은 유용하다. 하지만 이런점이 이책의 한계이기도 하다. 거시적 관점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역사를 공식에 입각한 틀속에 맞추고 있다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 시간도 역사의 순간이다. 시간이 흘러 과거가 됐을때 지금 이순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사회는 너무나 성급하지 않나 생각될때가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장에 주어진 사실만을 두고 평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순간이 오게된 역사적 필연성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지 못한채 섣부른 단정으로 역사가 말하고 있는 진리를 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제는 역사를 폭넓고 진지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어느때 보다 필요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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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이 천하에 내려 깃든 석굴암 - 마음으로 보는 우리 문화 02
신영훈 지음, 김대벽 사진 / 조선일보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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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문화유산답사여행이 붐을 이룬적이 있다. 유홍준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베스트셀러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이루어진 현상이었다. 우리민족이 반만년 전통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듯 우리 주변에는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그에 반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은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성장과 산업발전만을 추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은 훼손돼고 관심밖의 것으로 그늘속에 외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나마 지금 우리가 이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수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끝없는 애정으로 평생을 살아온 저자와 같은 고마운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되새겨본다.

이 책은 저자와 함께 떠나는 석굴암 답사여행이다. 그 여행길은 친절하고 편안하다. 일제의 무지막지한 해체공사로 그 원형이 형편없이 훼손된 석굴암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했던 60년대 석굴암 복원작업에 직접 참여 했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 나간다. 그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석굴암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가치에 새삼 놀라게 된다. 선인들의 지혜에 놀라고 그들의 뛰어난 예술혼에 감동하게 된다.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모습은 곳곳에서 찾아 볼수있다. 본존상 뒷벽의 광배는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위치가 다른데 광배가 정확한 위치에 서 보이는 자리는 꼭 한자리뿐이다. 무릎을 꿇고 예불을 들이는 자리에서만 정확한 모습이 보이게 설계한 것이다. 석실내 벽면을 장식한 팔부중상, 인왕상, 사천왕, 보살상과 제자상 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안타까운것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석굴암은 신라시대 만들어진 원래 모습을 잃어버린 상태라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막무가네로 완전 해체공사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고 보수공사시 석실지붕을 콘크리트로 덥어버리면서 돌이킬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그나마 60년대 철저한 고증을 근거로 복원공사가 이루어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훼손된 상태라고 한다. 1000년을 견뎌온 석굴암이 회복되기 어려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건 일제강점기 30여년 사이라니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은 우리의 몫일 것이다.

좋은 날을 받아 책도 옆에 끼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주를 가보는건 어떨까! 지금까지 스쳐지났던 것들에 가까이 다가가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천상이 천하에 내려 깃든'것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만드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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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을 핵폭격한다 - 그 충격의 시나리오
히다카 요시키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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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쯤인가 인터넷신문의 기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北 영변 기습폭격하면 어떻겠나?'
부시 행정부, 노무현 정권에 타진

굵직하게 박힌 이 기사의 제목을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북핵 관련 이야기가 난데없이 나온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구체적인 현실로서 다가오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북핵문제를 우리민족의 생사여탈권을 좌우할 너무나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최근에 나온 책 <미국은 북한을 핵폭격한다>(하다카 요시키著)'는 자극적인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빠르게 읽어 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읽고 있는 내내 내가 원하던 것과는 한참 거리가 먼 내용으로 가득채워져 있음을 확인하게 될 뿐이었다. 그 원인은 바로 이책의 저자를 살펴보면 바로 그 답이 나온다. 이책의 저자 히다카 요시키는 1935년생으로 NHK 미국 총국장을 역임한 전형적인 일본 보수논객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이 북한을 핵폭격 할 수밖에 없는 아니 해야만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이 늘어놓고 있지만 그 내용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보면 북핵폭격의 징후로 최근 괌에서의 미군 폭격기의 대대적인 폭격훈련을 들고 있지만 괌은 대규모 미공군기지가 있는곳으로 폭격기가 집결하고 훈련하는것은 연례적인 것이라고 볼수 있고 북한 핵폭격을 위한 훈련이라고 보기에는 개연성이 약하다. 저자의 논거를 보면 그의 가치관이 지극히 편협된 보수 일본정객의 시각으로 점철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에 치명적인 손실을 줄수 있을 만큼 막강하기 때문에 미국이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김정일 북한정권을 일시에 붕괴시킬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대규모 공중 핵폭격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부시 대통령의 미국 패권주의에 입각하여 진행중인 전쟁전략(아프카니스탄, 이라크 침공 등)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1970년대 카터 대통령부터 클린턴까지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온 실패한 외교정책이었으며 이에 반해 부시정권의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는 '미국의 정의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단정짓는다. 즉 이제는 과거의 앉아서 북한의 침공을 기다리는 구식전략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부시가 바로 그렇게 하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우리에겐 정말 충격적이다. 이웃 일본인들이 정말 저자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하기 이를때 없다. 그밖에도 저자는 북한 핵폭격의 정당성에 대해 많은 주장들을 하고 있는데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단정짓고 북한정권을 부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여 악의 축 그자체로 규정하고 제거의 대상으로서 바라볼 뿐이다. 저자는 핵폭격으로 인한 한반도의 재난과 피해, 세계평화의 위협등에는 관심이 없다. 그의 걱정은 단지 핵폭격으로 인한 북한 붕괴후 미군의 철수와 중국, 러시아의 군사력 확대로 인한 일본으로의 세력확장 뿐이다. 이를 구실로 자위대의 재무장을 암암리에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의가 드러나는 곳이라고 볼수 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언짢음과 불편함만을 준다. 북한핵 문제와 관련된 검증된 자료나 국제정황을 개연성 있게 서술하기 보다는 저자 자신의 지극히 편협한 생각과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저자의 편향된 사고는 이책을 저급한 수준으로 끌어내린다. '미국의 적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노무현대통령이 반미파를 이끌고 대항해 올것이다', '건국의 주체성이 없는 한국과 북한'등 이책에는 상식을 벗어난 황당한 글들로 가득하다. 정말이지 심심하면 한번씩 해대는 일본 보수정치인들의 망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함량미달의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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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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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이란 저만큼 앞서가는 이상과 그에 비해 질박한 현실의 불가피한 거리를 끊임없이 좁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존재이다.'

이 말은 김규항의 의식을 지배하는 핵심이다. <B급 좌파>에 수록된 글에서 우리는 질박한 현실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치열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글은 요즘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흔히 지식인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이 사회에 날선 메스를 들이대는 글쓰기가 유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흔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글들을 읽다보면 그 많은 비판의 화살속에서 자신들의 모습은 쏙빠져 있다. 우리사회의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분야에서 자신들이 비판하는 지금의 문제점들은 사실 지식인 자신들이 큰 역할을 한게 사실이다.

김규항은 자신의 글속에서 자신을 포함한 지식인들의 현실속에서의 모습을 간과하지 않고 엄격한 잦대를 들이댄다. 현실속에서 부딪히는 지식인들의 모순된 모습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비판의 화살을 날린다. 그 솔직한 비판들이 낳을 반발을 우려해 에둘러가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이런 솔직한 글쓰기가 김규항의 매력이며 이책속에 가득 들어차있다. '딸키우기'라는 글을 읽다보면 딸 김단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지식인으로서의 현실과 이상의 고뇌가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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