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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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작품을 보다보면 자주 보이는 대사가 있습니다.


'나는 괜찮으니까 어서 도망가!' 


그 말의 무게는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자신에겐 이 상황을 버텨낼 힘이 어느정도 존재한다고 믿고

이 상황이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동료의 눈에는 '저 사람이 나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하고 보이겠죠.
다시한번 말하지만, 상대는 자신에게 버틸 힘이 어느정도 있다고 믿고, 실제로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힘이 없으면 살기 위해서 도망을 치겠죠. 인간은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읽는 내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소설의 초반에는 등장인물의 상황 상 불편한 부분이 존재합니다만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앞 부분의 불편함을 잊을 정도로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물리학과 수학에 대한 내용이 잠깐잠깐 나오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수식은 일체 나오지 않습니다. 

수식을 대입하여 추리하는 것이 아닌, 사건에 비유하기 위하여 실로 간결하고 적절하게 사용되기에

저처럼 수포자인 여러분들도 '어휴 이과가 또' 하면서 쉽게 이해하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해를 한다면 더 책을 즐기는 데에 재미를 느끼실 겁니다.)




이 책을 구매한 건 9월 3일 저녁쯤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틀간 400페이지 가량의 책을 읽으면서 등장인물 이름이 헤깔리지 않았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매우 분명하여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원서라면 등장인물들이 가나나 한자로 표기되어 있겠지만, 한국어로 변역되면서 예를 들어 '하네오카' 라던가 '하루카' 라던가 하는 이름은 충분히 헤깔릴 요지가 있으니까요.

심지어 주연격으로 나오는 캐릭터면 더욱 '누가 누구였지?' 하며 혼동이 올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읽었던 '범인없는 살인의 밤' 의 범인없는 살인의 밤 파트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상당히 헤깔렸던 것과는 대조됩니다. 그 앞 단편들에서는 이름들이 헤깔리지 않았는데 그 파트에서만 헤깔렸으니, 그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하나의 트릭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서양 추리소설과 일본의 추리소설의 특징을 언뜻 트윗했었지만

서양 추리소설에서는 이성간이 사랑을 다룰 때, 자신이 얼마나 상대에게 빠져있고 사랑하고 헌신할 수 있는지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한다면

일본 추리소설에서는 상대의 의사보단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며, 높은 확률로 상대에게 폐를 끼치거나 덮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서양 추리소설에서는 추리파트와 사랑파트가 '사건 | 사랑' 으로 분리되어 있다면

일본 추리소설에서는 '사건 ⊇ 사랑' 으로 사랑이 사건에 정말 밀접하게 연관이 있습니다.


이 소설또한 비슷한 루트를 타고 있기에, 소설의 분위기가 휙휙 바뀌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 대한 평을 하자면

보고나서 수학문제가 풀고 싶어지는 책,

경찰이 아닌 민간인들의 두뇌싸움이 보고 싶다 하는 사람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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