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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이즈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올해 우리곁을 떠난 제임스 설터의 책,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 같은 짧지만 인상적인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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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가 맨 처음 하고 싶었던 이야기.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가장 울림있게 전달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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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감각적인 문체, 울림있는 사유, 무엇보다 차가움과 뜨거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글의 맛. 처음 읽었을 때 놀라움이 아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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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열혈 독자를 자부함에도 불구, 그의 대표작이라는 <백야행>은 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다. 보고싶을 땐 책을 구하지 못했고, 한번은 구했다가 끝까지 못읽고? 덮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영화<백야행> 소식이 들리고, 주연이 한석규-고수-손예진 라인이라니, (너무 맘에 들잖아!) 어떤 이야기인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백야행>을 다시 열었다.


19년전의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사가키 쥰조라는 형사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중반까지도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도록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주인공이 서서히 물밑에서 떠오르는 기분이랄까. 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시점에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독자는 그 모든 이야기가 가리하라 료지 혹은 니시모토 유키오와 관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때의 전율이라니. 그 두 사람은 19년의 사건과 관계된 인물 둘이다. 료지는 19년전 살해된 기리하라 요스케의 아들이고, 유키오는 요스케의 정부로 추측되었던 후미요의 딸이다.

이야기보다 나를 매료시킨 것은, 이야기의 구성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런 식이다. A와 B가 관계된 사건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A가 B를 이야기해서 그 관계성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A가 C를 언급하고, C가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데에 B가 연류된 방식이다. 맙소사. 마치 막다른 길에서 예상치못한 적수를 만난 듯한 기분! 이야기 골목골목마다 놀라운 인물과 사건, 단서들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인다. (일본어 이름이 많이 나와 헷갈리지만... 뭐 그정도 쯤은 감수할 수 있다!)


히가시노는 원래 구성을 잘 이용하는 작가다. (<악의>나 <회랑정 살인사건>에서의 충격을 떠올려보라!) 그는 구성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백야행>은 위에서 언급한 구성이, 주인공 두 사람의 관계를 드러내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마치 태양처럼 고고하게 빛나(보이)는 여자 유키오. 어두운 곳에서 그 태양 주변을 늘 맴도는 검은 위성 료지. 이 두 사람은 소설 속에서 단 한번도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종일관 이어져있다. 그것은 때론 인물로, 때론 사건이나 소품(RK등)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야기 구성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직접 언급하는 거의 없지만, 독자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짙어지는 두 사람의 인연의 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이상한 러브 스토리. 그러나 세상에는 이런 사랑도 있다."
이 책의 타이틀이다. 두 사람은 만나지도 않는데, 이게 어떻게 러브 스토리냐며 투덜거렸지만,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남는 그 긴 여운이란. 어떻게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은 안타까움. 이해할 수 없을것만 같지만 그럴 수는 있을 것 같은 마음.
 

19년 전, 한사람의 욕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상처받고 아프게 했나. (이건 결코 소설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료지와 유키오의 삶도 안쓰러웠지만, 그 둘에게서 뻗어나간 여러 인연장의 인물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료지와 유키오 주변의 좋은 동료들. 사랑들. 좀 더 그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던 그 사람들에게 료지와 유키오는 그저 상처를 주고 받는 것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또 안타까웠다.


히가시노는 공대 출신 아니랄까봐 현란한 컴퓨터 지식 및 공학적 지식을 마음껏 뽐낸다. 그런 천재성을 매번 히가시노의 소설 속 악인들이 물려받는다. 그들은 대게 공학,수학 천재들이다. (용의자 X의 헌신, 레몬...) 그래서 늘, 저 똑똑한 머리를 좋은데 썼으면 쯧쯧, 싶게 만드는데 이 작품에서 료지 역시. 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비극을 상상하면 (비록 소설이지만) 정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먹먹해진다. 


P.S 책을 읽고 드라마도 챙겨보고 싶었는데, 영상으로 만나는 <백야행>의 후폭풍이 두려워(ㄷㄷㄷ) 감히 도전을 못하겠다. 어둠 속을 걷는 고수와 손예진. 그리고 그들을 추적하는 한석규! 어서 만나보고 싶다. 아마 이야기는 중간이 생략되고 처음과 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거기다가 인디 영화계의 히어로(!) 임지규군이 (역시) 도모히코로 출연한다는 소식! 미성숙된 소년, 용기는 없지만, 의리는 있는 도모히코! 정말 적역이다. 다카미야 마코토 역의 박성웅 배우도 맘에 든다.  부디 <백야행>의 아득하고 먹먹한 매력을 잘 살린 영화를 만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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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멍하니 보고 있는거다. 저 멀리 아득한 하늘만 -

언제부터 였는지. 나는 이렇게 습관처럼 벤치에 앉아 먼 곳만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새 이것은 내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다. 늘 지내는, 소란스런 병동에서 빠져나와 어둑어둑 해가 저물때까지 이러고 있자면 나는 많은 생각을 하곤한다. 하지만 나의 많은 생각의 끝에는 언제나 같은. 한가지 물음만이 기다릴 뿐이다.
왜... 왜 도대체 나는 아무것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지...
마치 내 머릿속 모든 것이 실수로 눌려진 단한번 클릭으로 허무하게 삭제된 듯이. 그 속엔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가면 무언가라도 떠올리며 기억해 낼 거라고 늘 그렇게 스스로 위로 하지만, 그것은 정확히 내 위로에만 그칠뿐... 시간이 갈수록 내안의 혼돈 속의 두려움만 더 커져가기만 할 뿐이다. 두렵다... 너무나 - 그리고 오늘도 그래서 두렵다.


오른손 끝부터 어깨 맨 위에까지 하얀 붕대로 칭칭감은 손을 안고, 하얀 병원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한명 씩, 또는 몇 명 씩 내 병실에 자주 찾아오곤 한다..하지만 난 아무도 기억해 내지 못했고 - 못한다. 교수님이랍시고 찾아오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사람도 한 번 왔었고... 또 자주 찾아와서 얼굴을 익힌 한두명이 있기도 하다. 오늘은 처음보는 어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한 명 나를 찾아와서는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하다가 자신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나에게 무척 서운해 하는 것 같았다.  


“ 김은하 - 너 정말 나 기억 못하는 거야..? ”
“ ...저기... ”
“ 그럼 말이지... ” 그녀가 살짝 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게 묻는다.
“ 너 - 혹시 성민이는 기억하니? 나성민이...? ”
“ 나성민? ”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지막 말은 늘 이런 질문이었다.  

 


너 나성민이라는 앨 기억 하느냐고...기억은 나지 않지만 왠지 낯익은 이름인 듯 했다. 그냥 사람들은 나와 친한 사람이었다고만 하곤 내게 그에 대해 별다른 말은 해주지 않았다. 가끔은 궁금했다. 그와내가 어떤 사이었는지... 또 그가 누군지...
하지만 그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나보다. 아직까지 나성민이라는 자는 단 한 번도 나를 찾아온 적이 없었으니까...
“ 어쨌든 말이지... 너 딴사람보다 나를 제일 먼저 기억해 내야돼... 알겠어..?
한달... 전만해도 너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였단 말야...하나두 기억 안나지..? “
그녀가 빈정대듯 말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 으응... 그런데 - 너 이름이 ... ”
“ 야... 정말 서운하네... 할수 없지.. 나 가신이다...성가신! 이으이구... ”
“ 그럼 말이지... 니가 나랑 제일 친한 친구라서 물어보는 건데...말야... ”
“ 뭔데...? 말해봐 -- ”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 성민... 말야... 나성민이란 사람 얘기좀 해줄래..? 그리고 학교 얘기도 - ”


“ 좋아...하는 사람 ??? ”
나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듯 황당한 미소를 벙벙하게 띄었다.
“ 그래... 어, 네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었지...선물도 많이 줬던 것 같아...니가...그리고 - ”
“ 그런데... 그 앤 날 좋아했었어..? ”
마치 남의 사랑얘기를 경청하는 기분으로 쑥쓰러움을 뒤로 하고 나는 내 궁금증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가기로 했다.
“ .....그,글세... 그거야 난 모르지... 걔가 아무도 없는데서 너랑 데이트 했었을지도 모르고...
그런데... 아직 성민이에 대해.. 아무도 너한테 말해주지 않았던 거야..? “
“ 으응... 그리고 또 궁금한게 있는데... 내 사고 말야... 좀 자세하게 모르니.. ”
가신은 최대한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회피하고 있었다. 뭔진 모르지만 많이 감추는 듯
했다. 또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 저... 은하야... ”
“ 너 - 뭔가 숨기고 있구나... ? ” 내 말에 가신은 힐끔 놀라 돌아보곤 말을 이었다.
“ 내말 잘들어... 은하야 - 니 일은 정말 운이 없어서 일어난 사고였어... 그래... 산에서 미끌어
진 것 뿐이지... 그런데 그때 성민이가 네 옆에 있었어...그래, 그런데 그 바보같은 녀석은
자기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괜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어, 원래... 맘이 약한 녀석이긴 해...
... 뭐랄까... 암튼 그래, 내가 알고 있는 전부야.그래서 성민이가 네 앞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야... 아직은 나도 뭐라 할말이 없어, 잘 모르기도 하고... 미안 “
그 정도는 은하 자신도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얘기였다. 모두 이랬다. 마치 짜여진 대본을
읽는 듯 같은 말만 해주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궁금한게 너무나 많았다.
그 남자는 정말 어떤 사람인지... 아무런 이유도 없다는데 왜 그 자는 자책을 하고 있는지...
“ 그래... 너도 - 모르는 구나 - ”
순간 맥빠진 내 얼굴을 그녀가 보곤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




띠리리리 --- 띠리리리 ---
“ 여보세요... ”
인빈은 그녀의 수화기를 홱 낚아채듯이 잡았다.
“ 인빈이니..? 으응... 저기 나야... ”
“ 나? 아하~ 선혁 선배... 네...무슨 일이세요..? ”
늘 그랬다. 그녀의 말투는 ...
누가 들으면 조금 퉁명스럽다고 생각될지도 모를 말투지만 그녀로썬 반갑게 맞은 말투였다.
상대방이 조금 머뭇거리는 듯 했다. 인빈은 그저 의아해 할 뿐이었다.  


“ 왜요... 선배... 무슨일있어요..? ”
“ 저기.. 오늘 - 나... ”
“ 아이 참... 사람 답답하게 , 뜸들이지 말고 빨랑 말해요.. 나 끊어 버려...”
“ 인빈아... 성민이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 - ”
인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혁이 마치 무언가를 툭 뱉어내듯 말을 했다.
잠시 둘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인빈은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멍하니 눈동자를 굴려댔다.
무슨말을 해야하나... 뭐라고 표현을 할까 찾는 듯이 -
“ 듣고 있지... 인 - ”
“ 네,네... 잘 듣고 있어요... 하지만 제겐 그다지 별로 유익한 정본 아니네요... ”
그녀의 대답에 조금 놀란 듯했다. 선혁이 달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 그,그래.. 저기 인빈아 - 이번 그 사고로... 니가 좀 화나 있는 것 다 이해하는데 ... ”
“ 아뇨 - 선배... 사사로운 감정 때문이 아녜요...
전 그저 자기 맘대로 떠나간 사람을 애써 찾을 필요가 있나 해서 드리는 말이에요... “
인빈이 엄지 손가락 끝을 살짝 깨물었다. 그다지 표정이 좋지 않다.
“ 암튼.. 선배 - 미안해요... 하지만 전 이제 그 무책임한 남자한텐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 선배... 정말 - 미안해요... “  



* * * 
 


거친 벨소리에 성민은 짜증난다는 듯이 문을 열었다
“ 누구세요..! 누군데 남의 지입--- 엇... ” 성민이 놀래서는 뒤로 주춤했다.
자신의 앞에 선혁이 떡하니 서있었다.
믿을수 없었다. 어떻게 ... 알았지..? 여기 ---
“ 놀랬니..? 너무 갑자기 나타나서..? 연락이라도 하면 너 또 도망갈 것 뻔한데, 뭐...
들어가도 될까..? “
그는 태연히 굳어있는 성민을 무시한채 거실로 들어갔다. 성민은 마치 도독질 하다 걸린
표정을 하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잠그고 그를 따라 들어갔다.
“ 여긴 너희집 별장이니..? ”
선혁이 테라스로 환히 비치는 밖을 내다보며 낮은 어조로 물었다.
“ 아뇨 - 오피스텔...하나 얻었습니다... ”
“ 그래... 여기서 사니까 어때..? 사람도 안만나고 좋지..? ”
그가 빈정대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이어지지 않았다.
선혁은 몇번이고 이를 악물고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난 저녀석을 달래러 온거지 벌하러
온게 아니다... 참자,..참자... 하지만 자꾸만 ,,, 그를 보면 주먹이 먼저 올라갈 것만 같았다.
“ 말 많이 안할게... 돌아와라... 니 자리 얼른 찾아... "
" 아뇨.. 선배... 전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전 여기서... "
그의 힘없는 목소리가 선혁의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았다. 돌아가지 않겠다... 돌아가지 않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성민에게 선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니.. 여기로 혼자 빠져 나와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도망친다고 뭐 달라지니? 너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은 왜 안하니!!! 너 그런 자식이었어..? “
“ 돌아가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 저한테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구요..."
성민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 너... 은하가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해..? 은하... 몸만 다친게 아냐... 그애...그애.. ”
그의 말에 성민이 흠짓 놀란 눈으로 선혁을 바라보았다.
“ 그애... 사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해 내지 못해... 나도, 교수님도... 대학 생활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은하... 부분 기억상실증이래... 그래... 지금 - 은하가... “
그가 털썩 자리에 주저 앉았다... 
 


“ 선배...

선배... 내가 그런거죠...

그애 - 내가 그렇게 만든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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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2009-10-1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스타일!! 다음 글 보고싶어요 ㅋㅋ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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