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2 - 가을.겨울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소년시대는 두 권이 각각 봄.여름, 가을.겨울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열두 살 소년의 일생에 단 한번 뿐인 네 계절. 봄과 여름이 이야기의 싹을 틔우고 확장시키는 계절이었다면 가을과 겨울은 성숙하고 -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 결실을 맺는 시기다.

1권의 맨 앞을 장식했던 의문의 살인사건은 코리의 단편소설이 되어 다시 가을의 시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야기는 절정을 찍고 서서히 마무리를 향해 내달린다. 여전히 말썽이나 부리고 어이없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소년들은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코리와 그의 친구들은 더이상 어제의 그 소년들이 아니다.

소년도 아니고 나의 열두 살은 저들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예전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스치곤 했다. 원치 않았지만 타의에 의해 혹은 세상의 흐름속에 파묻혀 잃어버려야 했던 수많은 것들. 그럼에도 여전히 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에 관해.

이 책은 기본적으로 코리의 1인칭으로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종종 코리가 없는 장면에서도 이야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점이나 시제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또 걸고 넘어지려 들지 모르겠지만 이런 방식은 사건의 이해를 돕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것 또한 소년들의 마법인 것이다. 과장된 비유와 조금은 유치하기까지한 문체도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어울어진다.

책을 읽던 중간에 얼마전 읽다 말았던 뷰티풀크리처스가 떠올랐다. 남부의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나한테는 소년시대가 한결 재미있게 읽혔다. 겉멋만 잔뜩 든 열여섯 살보다 순수하고 화끈한 열두 살 열혈 소년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

이로써 또다시 열두 살 인증.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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