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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난 17 이란 나이에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지내는 어떻게 보면 류의 소설의 주인공이 될 만한 인생을 살았다. 살았었고 살고 있으며 살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 내가 자퇴를 하게 된 이유중의 큰 하나가 내 주위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상상력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유독히 감상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오사마 씨가 말한대로 내가 생각하는 그들은 상상력이 결여되어있고, 유독히 공허한 사람이다. 자퇴한지 2년이 지나, 해변의 카프카를 보면서 난 학교 다닐때 주위 애들에게 느끼는 불편한 감정의 구체화가 가능할수 있었다.
난 4년밖에 지나지 않아, 최소한 내 15살은 얼마나 한심한지 기억이 난다. 파악이 된다. 카프카처럼 괜찮은 삶을 살진 못했다. 주관적인 삶보다는 객관적인 삶을 원했었고 (하지만 객관화의 주체조차 난 파악을 하지 못했다.), 무얼 하고싶지만 무얼 할수 있는지, 무엇이 가능한지 전부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난 수많은 내 안의 감정들을 구체화할수 있었고 오랫동안 느끼던 지적 공복감을 메꿀수 있었다. (그전까진 이런 공복감을 메꿀수 있게 하는 사람은 류 뿐이었다.) 이쁜 문장을 보고 싶으면 바나나의 작품을 보면되고, 감상적인 내용을 보고싶으면 에쿠니 카오리를, 그리고 무언가가 느끼고 싶다면 류와 하루키를 보면 된다고 새삼스럽게 느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