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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아는 분이 호텔 선인장 에 대해 평가했을때 에쿠니 카오리는 결말이 좋지 못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전 그 의견이 틀리다고 생각했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호텔 선인장 의 결말은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것은 취향차이로, 작가가 앞 내용을 수습하지 못해 그런 결말을 가졌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에쿠니 카오리의 작품중 최고로 좋아하는게 '반짝반짝 빛나는' 입니다. 문장만으로도 작품의 재미는 충분히 증명되며, 내용은 너무나 나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니까요.
'하느님의 보트'는 저에게 있어서 제 2의 '반짝반짝 빛나는' 혹은 그 작품을 능가할 정도로 좋아할만할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캐랙터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고, 특히 엄마의 행동이나 심리는 저의 가치관과도 많이 맞아 떨어져서 엄마란 캐랙터에 대한 반감보다는 애정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해준 에쿠니 카오리의 멋진 심리, 행동묘사도 박수칠 정도로 좋았구요. 딸 이야기 역시, 제가 이런 가정에 살았다면 이런 행동을 할 정도로 너무나 리얼리티가 살아있었고, 엄마와의 관계가 친구같지만 언니같은 - 저한테 있어선 동경하는 관계- 그런 모습이 제 마음속에 와닿았습니다.
엄마가 가지는 남편과 딸에 대한 집착과 사랑, 그리고 타인에 대한 경계 라 해야하나요..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 에선 고슴도치 컴플렉스라 하는, 그런 감정을 무의미한, 무감각한 시선으로 묘사한게 아마 제가 이 작품에 가지게 된 호감의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작가는 문제가 있다고 할수 있는 그 캐랙터를 호감 혹은 반감을 느낄수 없어서 오로지 독자의 시선으로 판단하게 해주어 보다 전 보다 더 캐랙터에 강한 애정을 느낄수 있겠죠.
하지만... 뭐 마지막 페이지라 해야하나요. 마지막 장이라 해야하나요...... 정말로 어이가 없습니다. 진짜루 황당해서. 너무나 황당해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쓸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성의도 없었고 모든게 않좋았습니다. 끝이 나쁘더라도 전 별 네개 혹은 다섯개를 주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결말은 너무나 형편없어서 다섯개줘도 모자를 그런 작품을... 한개밖에 못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