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려를 단번에 씻어내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난 무라카미 류의 소설 완성도에 약간은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작을 하는 작가인데 모든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날까 하고요. 물론 그의 소설은 모두 기대이상이었지만, 모두들 그의 대표작 하면 코인로커 베이비스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말하더군요. 말도 안되는 정말 피곤할 정도로 이상한 번역으로 위장한 악마의 패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를 다 보고 본 책이 나왔다는걸 알게되어 주문을 했는데, 이 책은 저의 우려를 단번에 씻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연 본 책은 최고라 말하고 싶네요. 물론 무라카미 류의 소설중 최고는 아니고 흠.... 최고라는 감탄사를 붙이고 싶은 그런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테마는 자립인 것 같습니다. 시작했을때부터 이미 도모미와 아키코는 자립을 한 상태입니다. 나름대로 외부에서의 탈출구를 발견한 사람들이죠. 아키코는 불륜을 통해, 도모미는 히키고모리였던 한 청년에 의해...... 하지만 히키코모리인 히디케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그리고 집안 어느 쪽에도 서지 못해 히키코모리라는 최악의 결과를 발생시킨 상태입니다. 아버지인 히데요시는 자신만의 착각으로 집안의 가장이며 또한 이것이 집안의 중심이라고 의미한다고 착각하기에 집착이 강해서 집안은 더 이상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간이 아니게 되버렸죠.

뭐.. 약간은 수습이 불가능이고 또 스포일러를 개인적으로 너무나 싫어하기에 그냥 여기서 내용을 끝나지만, 내용은 가정에 관한 시스템을 비판하는데 그게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자립이라는 테마는 결국 남에게 기대지 않는다는 뜻일텐데, 후에 에필로그에 히데아키가 까페 공사중에 가족들이 모이고, 그 모습이 타인에게는 손님으로 비춰졌으니....... 약간은 서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며 좀 불만은 없지않아 있지만, 왠지 이 책의 메세지가 더더욱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