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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저는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정치를 다룬 작품들을 즐겨보고 정치를 다룬 다큐멘터리 역시 제 흥미의 대상이지만 현실의 정치는 써억.. 제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져요. 소고기 파동이라던지 용산에서의 철거민 사망 사건이라던가........ 당연한 일을 거부하는게 현 정치의 의미라면 그걸 교정하는게 저항의 의미이겠지만, 전 민주주의에서의 다양성이란 말을 핑계로 방 구석에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그런 이상한 부류예요.
그래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에픽하이의 Cipher 가사가 떠올라요.
[ 반론가 없는 방송과 매체, 요즘 대세는 바본가? 대중이 뭉치기는 커녕 갈렸어. 방치한 충치처럼 썩어 빠졌어. 인터넷 뉴스 모두 propaganda 정치인들의 블로그 crock agendas 생각 없는 네가 결말 and 결론 마이클 잭슨의 말을 들어 You are not 언론]
심히 가슴이 찔리는 노래 가사지요.
충치를 방치한 한 사람으로서, 정치를 단순한 흥밋거리로만 보는 제가 최근에 집은 책은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 이예요.
알라딘에서 구매했는데 같이 딸려온 강연회 CD는 재생해보지도 못했어요. 먼저 알라딘에서의 평들을 읽어보았죠.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3308
대체로 좋은 평 가운데 종종 변명거리인지 햇갈린다는 평도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네이버에서 찾아보았어요.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C8%C4%BA%D2%C1%A6+%B9%CE%C1%D6%C1%D6%C0%C7&sm=top_hty&fbm=0
호불호가 갈리는 평속에서 여전히 크게 자리잡고 있는 광고와 광고성 글에 저는 이번에 구글에서 찾아봅니다.
http://www.google.co.kr/search?complete=1&hl=ko&q=%ED%9B%84%EB%B6%88%EC%A0%9C+%EB%AF%BC%EC%A3%BC%EC%A3%BC%EC%9D%98&lr=&aq=f
아무리 봐도 거기서 거긴것 같아 직접 읽어보자 싶은 마음에 구입한 것이죠.
먼저 저는 이 책에 대해 [그다지] 라고 시작할께요.
대한민국은 해외의 여러나라에 비해 여느 역사적 댓가없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어요. 정확히 하자면 민주주의를 해외에서 수입한 것이지요. 그 댓가를 지불하지 않다보니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역사적으로 여러 크나큰 상처를 받았고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해요. 하지만 한국이 보다 더 민주주의 국가로서 다가가기 위해서 특별한 게 필요한게 아니라고 해요. 헌법에 새겨진 그대로를 따라가면 되는 거예요. 헌법에서 국가의 방향,방식,방법을 찾을수 있기에, 허나 헌법은 너무 가까이에 있는 나머지 우리가 망각한게 아닌가... 로 시작되죠.
그렇지만 후불제 민주주의는 서서히 이상한 곳으로 걸어가요. 그 이상한 곳은 노무현 정권의 재조명과 현 정권의 무능이라는 영역이예요. 신수왕권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투표에 의한 대통령, 편협한 시각의 언론에 의해 왜곡된 대통령, 현실이 아닌 머리로 정치하려던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는 거죠.
그에 반해 현 정권은 귀를 닫은채 본인의 의지를 세상에 관철시키려 하고, 반론을 인정치 않으려는 자세라 하며 비판해요.
그런데 전 분명 헌법에세이를 구매한 것이거든요 (?)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에 대해 어느 정권이든 코드인사는 존재해왔으며 오히려 코드인사가 당연한게 아니냐 면서 자기합리화를 시켜요. (물론 전 이것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은 없어요. 자신도 없으려니와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분명 타당성이 있거든요. 그리고 예전부터 저도 코드인사가 당연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했었구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유시민 전 장관은 같은 코드인사에 대한 감정적 편파보도를 보인 조.중.동 이 언론사에 대해 가차없는 비난을 내뱉습니다. 비판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 외에 조.중.동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여론을 조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지요.
그런데 전 분명 헌법에세이를 구매한 것이거든요 (?) (2)
그래서 전 곰곰히 생각을 해봤어요. 헌법에세이는 무엇일까? 제가 헌법에세이로서 기대한 것은 무엇일까? 솔직히 전 이 질문에 대해 답을 못내리겠어요. 모르니까 접하고싶었다랄까요. 그러고보면 헌법에세이로서의 후불제 민주주의에 대해 내가 너무 헌법에세이에 대해 집중한 나머지 오해가 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런 형태의 결과물을 헌법에세이라 붙일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후반부에 장하준에 대해 쓴 부분을 읽다보면 이게 에세이인건지 한 개인블로거의 글인건지 (물론 에세이와 블로그와의 차이점을 대라고 하면 말할수 없겠지만) 햇갈리기도 해요. 적어도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 나 '나쁜 사마리아인들' 에 대해 현 한국의 경제수준을 언급하며 그 책의 의미에 대해 논한다는건 조금 어리석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한국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중인지 아님 이미 다 올라갔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부분에선 쓴웃음이 나오기도 해요.
지역주의에 관한 챕터도 지역주의가 이렇게 존재하는한 대중은 중우정치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신랄한 비판이 있지만 적어도 전 장관직에 몸 닮았던 사람이라면 비판을 넘어 대안을 미시적으로나마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시야를 넘어서는 비전을 가져야 할 분이 고작 시장의 상인에게서 무슨 당이냐 라는 질문에 상처받으신다면..... 적어도 이게 현실이고 자신도 결국은 현실에 순응해야 할 뿐이라고 한다면 전 분명 할말 없지만,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한때 장관직에 몸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대중에게서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기대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닐까요.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장관직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도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닐까요.
여러부분에서 아쉬웠어요. 꺼꾸로 읽는 세계사에 많은 걸 느낀 저로서, 헌법에세이란 것에 많은 것을 기대한 저로서, 후불제 민주주의 의 의미에 많은 걸 느낀 저로서 이 책에 대해선 높은 평가를 할수가 없네요.
유시민 전 장관의 표현을 빌어 제 이런 감상이 오해이고 편파적이라면 이 모든 책임은 제가 감당해야 하지만, 그래도 유시민 전 장관이 높은 이상을 가지는 분이라 믿고 싶어요.
http://troimerai.textc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