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은 하루가 너무도 길었다. 그녀는 좁은 뜰 안을 거닐었다. 같은 길을 몇 번이나 오갔고, 화단과 산울타리와 신부의석고상 앞에 멈춰 서서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 옛 물건들을 새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도회는 벌써 아득하게 느껴졌다. 대체 그 무엇이 그저께 아침과 오늘 저녁을 이렇게 멀리 갈라놓는단 말인가? 때로 폭풍우가 하룻밤 사이에 산에 큰 균열을 내듯 보비에사르로의 여행은 그녀의 삶에 큰 구멍을 뚫어놓았다. 그러나 그녀는 체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