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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킹즈 QUEEN OF KINGS
탁윤 지음 / 이층집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인 퀸 오브 킹즈처럼, 어느 날 왕위를 물려받게 된 주인공 오브리엘이 왕위를 뺏으려는 자들과 대치하며 일어나는 일이다. 오브리엘은 시골에서 평범하게 살다가 블랙번 왕의 적통 혈통으로 왕자들과 공주를 제하고 여왕이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수많은 위협과 모멸감에 시달린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오브리엘의 대처는 한없이 답답하기만 하다. 오브리엘은 그저 문제상황을 피하려고만 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대처 방식은 정말 의문이 많이 들었다. 과연 오브리엘이 위협을 모두 제쳐내고 나라를 통치하는지를 말이다.
이런 새로운 유형의 압박감은 내가 여왕으로서 해야 할 책임으로부터 회피하게 만들었다. 나는 자문관 회의에 참석해야 할 때마다 복도를 배회했다. (p. 29)
“그 여자가 미쳤다면, 혹시 여왕도 미친 거 아닐까?” (p. 49)
“우리의 가짜 여왕을 위해, 그녀의 통치가 단명하기를!” (p. 55)
책에서는 첫째 왕자인 헨리크, 공주 페넬로페, 뷴의 대사인 카스티엘 세 인물이 주요하게 등장하며 그 이외에도 오브리엘이 통치하는 칼라논 연방 중 오델의 왕 바한, 왕자 세바스찬. 여황제, 뷴이라는 나라 등이 등장한다. 이 중 선한 역으로 보이는 인물은 공주 페넬로페와 대사 카스티엘뿐이며, 나머지 인물들은 여왕을 조롱하고 끌어 내리기에만 바쁘다. 세 자녀가 왕의 정실 자식이 아님에도 왕족으로 여겨진다는 책 속의 세계관은 정말 참신했다.
헨리크는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나에 대한 왕권이 공식화되는 대관식이라는 오늘의 행사에 대해 이런 식의 승리를 통해 보복할 수 있다고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한심했다. (p. 27)
“오빠의 성격...헨리크는 칼라논에게 가장 나쁜 사람입니다. 저는 단지 제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습니다. 그게 다예요.” (p. 52)
악역인 헨리크와 바한의 의도는 너무나 뚜렷이 보인다. 그들의 반성하지 않는 모습은 읽는 독자들에게 소름이 끼치게 만들고 혐오감을 유발하며, 이들을 통해 상류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다. 반면 선한 역으로 보이는 페넬로페 공주와 카스티엘의 의도는 중반부까지도 이유가 나타나지 않고 모호하기만 할 뿐이다.
등장인물
선왕의 첫째 왕자, 헨리크 블랙번
오브리엘의 등장으로 자신의 왕위가 뺏겼다 생각하는 왕자이다. 헨리크는 지속해서 오브리엘에게 모욕을 주고 괴롭히는데, 중후반부에 가서는 인물의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사실 이해가 제일 안 됐던 인물 중 하나이고 소설을 다 읽고서도 이해를 못 했다. 작가가 헨리크 왕자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선왕의 공주, 페넬로페 블랙번
페넬로페 공주는 여왕 오브리엘의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지혜로운 공주이다. 하지만 귀족들은 페넬로페를 무시하고 비아냥댄다. 이 나라에서 공주의 힘이 낮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인물이다. 공주는 소설의 후반부에서 공주의 반전도 밝혀지는데, 이는 페넬로페가 능력에 비해 귀족들에게 유난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인한다.
선왕의 둘째 왕자, 세바스찬 블랙번
세바스찬 왕자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가끔 나오는데, 약초 연구에 몰두하는 왕자이다. 유일하게 반전이 없는 인물이다.
뷴 제국의 대사, 카스티엘
카스티엘도 주요 인물 중 하나이다. 이 사람이 가장 속을 알 수 없었던 인물이다. 그는 큰 비밀을 간직한 듯 보이지만, 오브리엘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면서도 그 비밀로 인해 오브리엘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들을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을 받았던 인물이고, 소설의 분위기를 달라지게 만든 인물인 것 같다.
라이산더 왕
헨리크 왕자, 세바스찬 왕자, 페넬로페 공주의 어머니인 할시온 왕비가 시렌 제국의 공주였다. 라이산더 왕은 할시온 왕비의 먼 사촌으로 현재 시렌 제국을 다스리는 왕으로, 칼라온에 외교 차 방문한다.
여황제
뷴 제국을 다스리는 사람이며, 카스티엘이 뷴 제국의 대사이다. 텍스트로만 언급되다 소설의 후반부에 가서 등장하는데 작품 속의 가장 큰 반전을 지닌 인물이다.
총평
이 책은 판타지 소설로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판타지적 세계관에 로맨스와 약간의 추리를 더한 소설이다. 책의 초반부와 후반부가 정말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계속 읽게 된다. 내용이 단순하지 않으며 급작스럽게 전개되는 부분도 있다. 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단순하지 않고 보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르게 나타나며, 복선과 반전이 꼼꼼히 배치되어 있다. 소설의 중후반부 내용은 굉장히 복잡한 전개를 보이는데 그에 비해 결말이 아쉬웠다.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반전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