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마물의 환생기록 3 (완결) [BL] 마물의 환생기록 3
동전반지 / 연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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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 흐름은 제목 그대로 '마물'의 '환생기록' 입니다. 마물이었던 황태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마물을 만나 삽질하는 개그 로맨스 판타지예요. 주의할 점은 인간과 마물의 사랑이라는 것 뿐인.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색다르고 특별한 세계관&마물이라는 설정이랑 수의 내핵을 뚫고서 지구 반대편으로 튀어나올틋한 눈치가 아닐까 싶어요. 이전에 꽤 유행했던 장르 중에 착각계 라는 게 있거든요. 사실은 별볼일 없고 능력 없는 주인공인데, 주위 사람들은 그런 주인공을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느낌의 장르인데, 이 [마물의 환생일기]의 자이비드 황태자가 딱 그런 느낌이에요. 얼마 없는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착각을 하는 주체가 자이비드라는 거랑 능력에 대한 착각이 아닌 감정에 대한 착각이라는 부분일까요. 자이비드의 능력치 자체는 굉장히 대단합니다. 그 나잇대 또래는 물론 연장자 사이에서도 적수 될 사람이 없을 만큼요.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환생일기는 꽤나 재미있는 판타지입니다. 요새 식상하지 않고 흥미로운 중세판타지 소설을 찾기 힘듦을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귀한 존재지요. 적당히 익숙해 읽기에 힘들지 않으며 또한 적당히 새로워 흥미롭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거기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먼치킨&나중에 능력이 알려짐 기믹을 떠올려보면 정말 이 이상으로 제 취향인 판타지가 없어요. 그래서 몹시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로맨스도 부족하지 않게끔 팍팍 뿌려져 있으니 BL로도 손색이 없어요. 제타크는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흘려대지만 감정을 모른다는 설정을 가진 자이비드는 쉴 새 없이 쟤가 화났나? 나를 죽이고 싶어 흥분한걸까? 하면서 헛발을 짚습니다. 눈치라고는 없는 수를 잘 아는 공은 수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뒷목을 잡고요ㅎㅎ. 공의 혈압이 걱정되는 소설도 흔하지가 않은데(미친놈 종합세트 추천해드립니다) 환생일기가 딱 그런 종류라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수의 착각? 농담? 뭐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쪽 개그도 저랑 잘 맞아서 엄청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헛다리 짚는 수도 웃기고 화나서 죽으려고 하는 공도 재미있고 그냥 다 재미있었어요!


물론 환상적일 만큼 완벽히 제 취향일 수는 없지요. 제타크가 작품 내내 씨발 씨발만 주구장창 내뱉는데 좀 별로였습니다. 절제 없이 남발하다보니 경박하고 상스럽다는 감상이 들더라고요. 우리말에 욕설이 얼마나 많은데 왜 진부하게 [씨발] 하나만 내뱉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작품 내의 설명에 따르면 마음고생 몸고생을 넘치도록 하느라 입이 걸걸해졌다고 하긴 하는데, 욕설을 내뱉는 것까진 이해를 해도, 하필 씨발소리만 하는 건 납득이 안 되더라고요. 고민과 생각을 버리고 익숙해지면 나름 넘길 수 있긴 한데 그럼에도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웠던게, 뒷 이야기를 좀 더 풀어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작품의 초반부가 공에게 살해당하는 수의 마지막이었던 만큼, 과거와는 달라진, 둘의 깨볶는 신혼생활이 보고 싶었거든요. 3권이나 되는 분량에 신나서 기대도 조금 했었는데, 정작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그저 간략하게 서술해놓은 정도뿐이라 서운했어요. 싫은 건 아니지만 그게 최선이었나요? 하는 느낌으로. 전생과는 달라진 개쩌는 미남 제타크랑 사랑을 깨달은 자이비드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싶었는데, 그 상태에 도달하는 과정만 보고서 끝나버리니 아쉬워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사담을 좀 더 덧붙이자면 위에서 흥미롭다고 극찬했던 마물에 대한 설정도 본편에서 좀 더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그런데 마물관련 설정은 지루해질 수도 있었던 만큼 크게 미련이 남지는 않아요) 아무튼, 이래저래 아쉬움이 있는 작품이네요. 절대로! 싫은 건 아니지만! 오히려 넘치도록 좋아하지만!


하지만 너무 가볍기만 한 건 또 아니에요. 판타지 세상이 죄다 그렇듯이 환생기록에서도 어디엔가 악역이 있고 음모가 있습니다. 그 음모의 칼끝은 주인공수를 향하고요. 읽으시다보면 제타크의 사랑이 무척이나 참사랑이라서 울컥하고 감동하실수도 있어요. 물론 눈새 자이비드의 골때리는 행동에 의해 그 모든 감동이 사라질 수 있음을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아 제가 죽어라 서운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제타크가 이렇게나!!! 자이비드를!!! 사랑하는데!!! 왜 둘이서 달달하게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주시질 않으시나요 작가님!!!!! 많고 많은 장애물을 겨우겨우 헤쳐나가 드디어 손을 잡았는데 그게 완결이라니....짧은 에필로그와 짧은 외전이 끝이라니....그럴 수는 없어요....제타크가 자이비드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무튼 꿀떨어지는 연애 장면이 없는 것만 빼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개그BL입니다. 취향이 갈릴 수 있으니 1권 먼저 구매해서 읽어보시고 나머지 권들을 사는 걸 추천해드려요! 마지막으로 숨도 못 쉬고 웃었던 대사를 하나 가져와봤어요!


"하지 말라 하면 않겠다."

"절대 하지 마십시오. 고구마도 안 됩니다. 대나무도 안 되니 그리 아십시오. 아니, 아무것도 넣지 마십시오. 씨발, 저 무표정으로 뭘 넣을지 예상이 안 돼."


어쩌다 저 대화가 나왔는지, 어디에 넣는 건지 하지 말라고 한 건 뭔지는 전부 다 책 속에 있습니다^ㅆ^ 궁금하면 2권까지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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