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감탄하며 잘 읽었는데 하필이면 직전에 심하게 배탈이 나서..ㅠㅠㅠㅠ배가 아파 제대로 쓰지를 못하겠네요ㅠ 읽으면서 몇 자 지껄였던 메모를 조금 다듬어서 올립니다....아픈 몸을 끌고서라도 몇 자 적고 싶을 만큼 너무 대작이니 부디 꼭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저는 몸상태 되찾은 다음에 다시 정주행하고 제대로 리뷰 쓰려고요....사실 제게는 좀 어려운 편이라 가볍게 예닐곱번만 정주행하고 나면 어떻게 머릿속이 정리될 것 같네요^^
헐리웃 영화라도 보는 첫인상은 1권의 중반부 까지만 읽어도 대작 SF시리즈영화로 바뀝니다.(그저 화려하고 이펙트만 많은 헐리웃보다 더 방대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물론 초반이 고비라고 생각해요. 무척 불친절합니다. 주어진 제한된 정보로 애쉬의 행적을 따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저처럼 눈치가 없고 복선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 분이라면 중간중간 복습하고 앞부분을 정주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작가님이 세세하게 깔아둔 설정과 힌트, 감정선들이 눈에 어렴풋이 보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멜트다운은 한결같이 불친절합니다. 메모와 하이라이트는 필수. 세계관부터 캐릭터의 특징과 과거까지 모두 여기저기에 흩어져 서술되어있어요. 내용을 전부 외울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다면 읽는 중간중간 주어지는 정보를 표기해두는 걸 추천해요.
물론 SF와 어느정도 친하면 좋을듯 합니다. 전자광선이니 개틀링건이니 플라즈마 핵융합 어쩌구하는 단어들을 보며 저는 큰 난관을 겪었거든요...;D....이과지만 SF는 싫어.....하지만 멜트다운:스윙바이 는 그저 단순한 SF가 아닌 무정부 디스토피아와, 그 속에서 주인공수가 느끼는 감정을 선연하게 풀어낸 멋진 비엘 소설이니 처음부터 겁먹지는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 그리고 인상적이었던게, 제목의 '멜트다운'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거든요...그런데 스윙바이가 뭔가 했더니. 2권 초반에서 목성 중력장의 문제라고 설명이 나오더라고요! 이 모든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의 시작이자 전부를 함축한 단어인 느낌이 들어서 무척이나 좋았어요.
좋아하는 작가님중에 글로서 드러내보이는 사실과 전말은 5~60%가 적당하다고 말씀히시는 분이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분이 떠오르더라고요...딱 그 말씀에 부합하는 소설 같아요. 물론 멜트다운은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긴 하지만요.
사건이 점점 전개됨에 따라 드러나는 전말!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를 지배하려는 컴퍼니의 검은 욕망! 비록 핵심적인 정보는 알지 못하나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애쉬! 그 옆에서 함께 걷고 싸워나가는 닉!(죄송합니다 애니 광고같은 거짓말을 쳐보고 싶었어요)
1권 중반부터 둘이서 따로 다니는데 동거만 같아서 너무좋고ㅠㅠㅠㅠ그즈음되니까 서로 익숙해지고 신뢰도 쌓여서 투닥투닥하는데 귀엽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라는 단어 쓰는데 왜이리 좋을까요ㅠ
그리고 둘에 대한 캐해석을 정말 마음만같아선 몇천자씩 방대하게 쓰고싶은데....여건이 안되네요. 핵심만 간추리자면 둘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서로 극과 극을 달리는 안티테제 같은 느낌입니다. 트라우마로 남은 과거의 잘못이자 상처도 서로 정반대고, 능력이나 지식, 생활반경은 물론 평소의 행동과 생각 또한 완전히 달라요. 아웃시티의 주민으로서, 수색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애쉬와 컴퍼니의 수석 디렉터였던 닉이 서로 닮기가 더 어렵겠지만요. 애쉬는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고, 닉은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면모에서 더욱 극대화 되겠네요. 이러한 특성은 2권에서 닉이 자신의 개틀링건을 소모품으로 이용할 때 확연히 드러나니까 한 번쯤 눈여겨 보시는것도 좋겠네요.
근데 작가님께서 세계지도 부록이라던가로 그려주시면 좋을것같아요. 본문에서 언급된 대륙도 그렇고. 애쉬가 처음 소속되어 있었던 북쪽의 레인디어 시티부터 애쉬와 닉이 만난 애버라스, 그 이후의 크룩턴. 남쪽의 베나빌로, 사우스밸리.남서쪽의 달허트. 동쪽의 몬트로즈와 너머의 타워. 그 사이의 센트럴 시티. 곳곳에 떨어진 운석과, 애쉬가 지나쳐온 사막, 호저와 족제비가 사는 초원, 방사능에 피폭된 돌연변이 곰이 나오는 숲, 호수. 알락꼬리고양이와 신뿔 사슴의 서식지.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감히 톨킨 작가의 반지의 제왕이 떠오를 만큼 세세한 세계관이라 생각하였다고 적어봅니다.
리뷰 보니까 이게 왜 BL이지???히는 반응이 꽤 보이는데 저는 성관계를 해야만 사랑하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둘은 기나긴 다섯권의 여정을 지나는 동안 키스 이상의 접촉을 하지 않지만 그 시간만큼의 유의미한 감정적 교류를 나눠요. 서로의 상처를 인지하고, 바라보고, 부족한 것을 나누어주고, 서로를 원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하기로 약속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애쉬에게 있어 옆에서 네가 죽을 때까지 함께해주겠다는 닉은 크나큰 구원이었겠지요. 마음 한구석으로는 애쉬가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닉의 강한 면모에 불나방마냥 이끌린 것 같단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그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끼친 영향에 있어서는 애쉬에게서 닉으로의 것 또한 미뤄둘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방치해버려,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우칠 기회조차 잃어버린 닉은 그러한 감정을 다시 자신에게 선물해준 애쉬가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듣지 못한 말을 해 주고. 그저 살아있기를 바라고. 서로의 결핍이 마치 요철처럼 딱 들어맞는 이 두사람을 어찌 감히 '운명'이 아닌 다른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근데진짜 둘은 정말로 연애하는데?????? 고백만 안 했을 뿐 이미 10년차 연인같은데?????
이렇게 개쩌는 글이 개쩌는 페이지수와 개쩌는 권수까지 만족시키고있다니....너무감동스럽다 그런데 실제로 읽다보면 다섯 권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아요 작가님 외전...외전 한 권만 더 욕심내면 안될까요...? 5권의 20페이지 남짓 되는 에필로그만으로는 너무 부족해요ㅠㅜㅠㅠㅜㅜ아 그런데 스포지만....닉이 2권에서 자기 지키느라 화상입은 애쉬한테 하고싶은게 뭐냐고 물었을때의 대답을 에필로그에서 하게 해줘서 너무 기쁘고 눈물났어요ㅠ
*근데 설정오류가 있더라 (1권)핵과 관련된 건 모두 시라지지 않았나? 하고 애쉬가 중얼거렷ㄹ는데 컴퍼니에 침입한뒤에는 얘가 막 핵융합로 주절주절 설명
*남쪽을 향하는데 해가 오른쪽에서뜸....왼쪽에서떠야해
*우회전하면 몸이 왼쪽으로 쏠려야하는데 오른쪽으로 움직임
이후는...상태가 너무 안좋아서....독서노트 캡쳐 몇장으로 대신합니다.........문장단위로 잘라 덕질한 흔적이 보여 너무 민망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