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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불청객 ㅣ [BL] 불청객 1
꽃낙엽 지음 / 시크노블 / 2017년 11월
평점 :
청현이와 예운이가 서로 사랑을 한다는 여운이 너무 짙게 남아서 뭐든 읽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데, 정작 현실은 너무 대단한 글을 읽은 탓에 다른 보통의 작품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차선책으로나마 리뷰를 씁니다...너무....너무 고통스러워요.........마지막으로 소설을 읽으며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안타깝다고 생각한 때가 대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제 오늘로서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요. 저는 불청객을 읽으며 과도한 즐거움과 안타까움을 이기지 못하고 20분마다 발작을 했답니다.....
아....진짜, 진짜 예비 독자님들 부디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해주세요......겨우 한 번 있는 인생인데 솔직히 오지는 갓ㅡ소설을 한번쯤은 읽어야하지 않겟읍니까 이 책을 읽지 않고 의미없이 흘려버리는 생애가 아깝지도 않으십니까...저 진짜 정말로 연재분이고 미리보기분이고 뭐고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데 진짜 본능이 시켜서...말그대로 본능이 시켜서 읽었거든요 근데진짜 개오짐 아 비속어 죄송합니다 근데 진짜 오져요 안타깝고 안쓰러운 수가 무관심을 가장한 끝없는 애정과 사랑에 파묻혀 안정을 찾아가는 힐링물과 숨만 쉬어도 위험한 냄새가 풀풀 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매너있고 젠틀한 공을 좋아하면 제발 읽어주세요 후회없을선택이실겝니다....
잠시 진정하고, 우선 부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리 스포를 찾아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길기 때문에 즐겁고 기쁜 글이 있고, 짧기 때문에 소중하고 좋은 글이 있거든요...그런 의미에서 꽃낙엽 작가님의 불청객은 짧기 때문에 더욱 여운이 남고 애달픈 소설이라, 부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가 오롯이 이 리뷰를 읽고 계실 예비 독자님의 것이 되었으면 하고있아요. 한 문장, 한 구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소설입니다.
짧은 만큼 문장 하나하나가 전부 예운이와 청현이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어요. 그 어떤 에피소드도 둘의 관계에 있어 빼놓고 생각할 수 없고, 그 어떤 사건도 예운이의 성장과 관련이 없는 것이 없어요.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단권으로 끝나는 소설을 읽을 때 너무 날림으로 결말짓지는 않을까, 개연성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시는데 불청객에 있어 가장 적절한 분량은 딱 한 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중간의 단 하나의 급전개(스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제가 느낀 바로서는 작가님께서 정말 최선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신 거예요. 그 부분이 지나가고 나서부터야 예운이는 과거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돌이켜볼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급전개 전의 내용을 구구절절히 묘사하는 것은 작가님도, 독자도 모두 질질 끌리는 속도에 지쳐버리는 불상사가 생겼을 테니까요.
미국의 유명한 SF소설가인 커트 보네거트가 남긴 말 중에 단편소설을 쓸 때의 8가지 법칙이 있답니다. 저는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불청객'이라는 소설이 그 법칙에 이상적으로 잘 들어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8개나 되는 법칙의 전문을 가져오기도 요원한 일이고, 제가 일일이 설명하게 된다면 예비 독자님의 즐거움을 빼았는 일이 되어버리니 전부 설명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법칙 하나를 인용할게요. 「3.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무엇인가를 원해야 한다. 단지 물 한 잔일지라도.」본문에서, 지예운 이라는 인물은 그저 무기력하고 폭력으로 점칠된 끔찍한 어머니에게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제가 보았을 때 예운이는 비록 자신은 깨닫지 못했더라도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원해온 사람이었어요. 처음에는 그저 허상과 같은 안정을, 그 이후에는 다디단 사탕과 같은 온기를, 마지막으로는 지청현이라는 사람 자체를요. 짧지만 허술하지 않게 꽉 짜인 스토리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최소한의 동선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요. 살면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예운이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청현이에 대한 왜곡된 감상을 털어놓지만, 그 모습을 보는 우리는 청현이가 하는 행동의 의미를, 행동의 기반이 된 다정한 애정을, 사랑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깊게 이입할 수 있고, 불안해하는 예운이에게 공감하며 설렘과 애달픔을 느낍니다. 감정을 대놓고 표면에 드러내지 않은 채로, 어쩌면 건조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문체와 인물을 통해 이토록이나 절절한 사랑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작가님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분이에요.
리뷰글이 어째서인지 자꾸 준구난방으로 튀어버리는데 제가 지금 너무 대단하고 취향인 글을 읽어버려서 극도의 흥분상태에 빠져있거든요....조금만 이해해주세요....평소에는 이렇게 두서없는 사람이 아닌데 불청객에 대해서만은 그저 맹목적으로 좋아요밖에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짧게 한 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부디 이렇게까지 목을 매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저를 믿고 함께 불청객을 읽어주세요...성공적인 덕질이 될 것이라 반드시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