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물에 귀여운 딸아이 성분 듬뿍 추가. 가족애가 가득 담긴 따뜻한 분위기. 라이트노벨 답지 않은 충실하면서도 미려한 배경묘사로 한 컷 한 컷 눈앞에 그려가며 읽을 수 있는 디테일. 간만에 찾게 된 웰메이드 소설이네요. 마치 온화한 벽난로 앞 안락의자 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너무 포근해서 졸릴 수도 있으니 주의.
흔한 소설처럼 짱센 여주, 그런데 알고보니 슈퍼 짱센 남주!가 아닌 평범 남주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단련을 거듭하며 발전을 도모하는게 분명 나중에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형 주인공으로서의 면모도 짙게 드러납니다. 대놓고 흑막을 암시하니 시리어스 요소가 섞여있음을 알 수 있지만, 부디 이 부녀는 어디 다치는데 없이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되네요.
고풍스럽다 못해 근엄하기까지한 문체하며, 투박해보이지만 세밀하고 분위기에 정확히 물들어가는 일러스트까지. 정성스러운 편집을 포함하여 어디하나 흠잡을 데가 없네요. 1권만 보고 대박을 확신하며 전권 세트 구매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훌륭한 퀄리티가 유지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