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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고 나서 무엇이 떠오르는지, 눈을 감아 보았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뭔가'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개인적 습관이다. 살짝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닌데 그냥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느꼈다.

 

   왜! 일까? 겪어보지 못한 여고시절의 이야기. 여고생 주인공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 들. 그러한 느낌들이 남자인 내게는 선뜻 다가서지 않아서 일까?


   주인공들이 겪는 일상(일상이긴 하나 평범치 않은)들이 낯선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질/감'. 분명 이질감이다. 페미니즘이라던지, 문학적 센티멘탈리즘에도 익숙하지만, 남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여성적 서/정/감/각'이란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 한계란, 어느정도 채워지면 그냥 흘러넘쳐 사라져 버리는 '오/버/플/로(overflow)' 같은 거다.


   작가의 글은 대담스럽고 두렵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일상을 벗어난 일상스토리의 전개와 고의적인 적당한 끝맺음. 살짝 불편한 여운. 보지 않아도 될 상대방의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본 느낌이다. 그 무언가는 아주 깊은 곳에 있는 의식층보다 더 깊은 아래에 있는 어떤 것과 같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정했을지도 모른다. 여고생들의 그러한 개인적 불안정한 일상의 반영은 어른이 되면서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남자인 내게도 '저런' 기억에서 사라진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 혹시 '시나가와 원숭이*' 같은 것이 몰래 가져가 버리진 않았을까? 나중에 한번 써 보고 싶은 주제다.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것과 그것을 대체하고 있는 새로운 것들의 뒤섞임'에 대해서.


 

 


* 시나가와 원숭이 : 타인의 이름표를 훔쳐, 그 사람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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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는 3가지 방법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1
김은섭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그는 책을 정/말/로 사랑하는구나!'


   책을 읽고 든 첫 느낌.


   이 책은, 책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리고 책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매우 일관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작가가 이 한 포인트에 집중해 책 전체를 쓴 느낌이다.

 

   이 북리뷰는 평범치 않은 포스팅이다. 왜냐면 나는 그(작가)를 알고 있으니까. 즉, 이 글은 작가-독자간 단순한 관계(마치 책을 펼칠때만 가느다란 줄로 연결되는)에서 나온 북리뷰가 아닌거다. 하지만, 친구관계가 아니니 '반칙'도 아니라 생각한다.


   그는 나의 글쓰기 선생님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하고 제대로 된 글쓰기에 정신 팔리게 만든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던 글쓰기 방법(이를테면 '초서'와 '필사'같은)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 주었고, 내가 전혀 몰랐던 '모닝페이지'란 것과 그 모닝페이지를 통한 내면의 성장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단순히 글자를 나열하는 방법을 넘어 제대로 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는 점에서, 그는 나의 글쓰기 스승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책의 위대함', 그리고 책으로 변화되는 '사람의 위대함'이 아닐런지... 책을 읽으며 강의 때 들었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그런 디테일함을 받아들이는 순간들이 즐거웠다. 무엇보다 자서전적인 그의 스토리(굳이 남에게 말하지 않아도 될)를 보며 좀 더 가까워 진다는 느낌이 좋았다. 책에서 배운것을 통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해피'한 인생을 살고 있는, 그런 경험을 전도하고 다니는 그를 알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쓰다보니 '책'에 대해서 라기보단 작가에 대해서 써 버렸다. 책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 말고도 많을테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그저 이 책에 담긴 작가의 인생과 그 인생을 '궁리'하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며, 내가 알고있던 작가의 모습과 짝지어 보고, 또 '리뷰'하고 싶었던 거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인연'이라는 것이 정말로 '인연'이어서 '인연'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느끼는 요즘, 김은섭 작가님과의 만남은 내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인연 중 하나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이런 생각을 하며 글을 쓰다보니 슬며시 미소지어진다. 즐거우니까.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좋은 책과의 만남만큼 즐거운 법이니까.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 들

- 일독 이호색 삼음주, 김정희

- 저자의 동생들에게 용돈을 주며 책 읽기 습관을 들인 일

- 낭중무일전 장부무안색, 부자들의 농담

-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니체

- 내면의 비판자 없애기, 좌뇌를 억제하고 우뇌로 글 쓰기

-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글쓰기(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1.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머뭇거리지 마라.

   2. 편집하려 하지마라.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더라도 그래도 밀고 나가라.

   3. 철자, 구두, 문법, 줄 맞추기 등에 얽매이지 마라.

   4. 마음을 통제하지 말고 마음가는대로 두라.

   5. 생각하지 마라. 논리적 사고를 버려라.

   6.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 지금보다 글을 좀 더 잘 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젠 세계인으로 키워라.

- 아이들과 함께하는 독서토론 방법



이 책에서 추천하는 책

-  미친척하고 성경말씀대로 살아본 1년

- 깊은 인생, 구본형, 일독권고

- 초등 고전 읽기 혁명, 독서토론

-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표정훈, 필력

- 천년습작, 김탁환, 글쓰는법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의 가벼운 지식 경고

-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어른의 공부법, 센다 가쿠야

- 나는 이런책을 읽어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 뒤적뒤적 끼적끼적, 김탁환

- 다 지나간다, 지센린, 13억 중국인의 스승

-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 카메다 준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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