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키모리 고토 -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을 읽고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지음, 이경희 그림, 손지상 옮김 / 네오픽션 / 2016년 10월

책 전반에서 잔잔하고 커다란 감동이 기다린다.
그 한마디를 발견한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날 감싸돌아
어딘가를 뎁혀주고 녹여주는 것만 같다.
물론 각본같이 짜여있는 극적 상황이 여러 군데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반복되면 좀 시시해지기도 한다.
어쩌면 시시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를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어떤 위로가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져 멈출 수 없었다.
세상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을 고양이가
세상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에게 살아갈 힘을 알게 해주는 것 같다.
책 속 인물들을 지나가는 나그네가 보면 각자 평범하기도 하고, 힘겨워 보이기도 하고,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어떤 슬픔을 가졌는지는 알기 어렵다.  
소설답게 그리고 고양이 소설답게 고양이가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씩 열어가고, 그렇게 난 그들의 밑바닥을 풀어헤쳐 들여보게 된다.
하나같이 가슴아프고, 남 얘기가 아니다.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걸까. 빙산의 일각처럼.. 사람들은 겉모습이 있고, 저마다의 속이 깊숙이 자리한다. 그들의 속을 들여다보며.. 내가 들여다보지 못한, 않은 내 내면도 들여본다. 그래서 한번씩 책장을 접고 잠시 바람을 쐬며 시간을 갖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책이 가져다주는 결정적 순간이 이거겠지.' 이 행복을 무시 못하지. 한번은 더 읽게 될 책이다. 좀 더 나의 슬픔에 대해 이해하고, 알게 될 것이다. 동시에 타인의 슬픔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문학은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틀림없다. 환기구와도 같은 시간이다...

"잘 기억해둬라. 돈은 살리면 자연스럽게 되돌아온다. 누가 훔쳐가서 없어진 돈은 그놈이 쓰고 끝이야. 죽고 없어지지. 하지만 살리기만 하면 돈은 사라지지 않고 돌아오게 되어 있어."

파울로 코엘료 - <연금술사>를 읽고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고등학교 다니던 때 가뭄에 콩나듯 읽은 책들중에 기억에 유독 남는 작품인 <연금술사>는 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재미난 소설인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게 인생에 도움이 될만 책, 좋은 이야기를 찾아보다가 <연금술사>를 다시 찾게 됐다.
큼지막한 줄거리는 어렴풋이 짐작을 해가며 글을 읽었는데, 군데군데 독서를 멈추게 하는 대목들이 많아 놀라웠다.
줄도 긋고, 필사도 하며 그것들을 내 생각과 마음에 담아보려 했다.
'이래서 같은 책을 두번 읽을 수 없다고 하는 것구나.' 단박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술술 읽히는 재미난 소설책이기도 하고, 암기하며 학습 해야할 교과서 같기도 하다.
읽는 재미도 주면서 일종의 용어들이 등장하며 학습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 학습에 대해 한마디로 할만한 대사를 발견했는데, 주인공 산티아고가 한 혼잣말이다.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최문희 - <난설헌>을 읽고

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비록 처음 보는 단어들이 많았지만 곧바로 전해지는 의미를 음미해보면서 이야기를 더욱 들여다보기 위해 애썼다.
시대라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마어마한 삶의 차이를 가져다주는지....
그 사연을 묵묵히 들여다보자니 한(恨)스럽고, 애달펐다.
역사 그리고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를 하는 역할로 이 이야기는 참으로 신통한 것 같다.  
내가 가진 얕고, 낮은 안목이 이 책을 오롯이 음미하지 못할까 두려워 적어도 한번은 더 책장을 펴야만 할 것이다.  

모시 올에 치자물이 스미듯 세상사 모든 일, 모든 사람들과 녹아들지 않고 저 홀로 겉돌면 편안한 세상을 살기 어렵다던 이달의 잠언이 새삼 귓가에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