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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황제 폐하, 내기할까요?
만어(萬語) / 휴브릿지 / 2017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만어 작가님의 전작들로 대만 작품은 처음 접했는데... 사실 처음에 만어 작가님의 글을 <황제 폐하, 아니되옵니다> 라는 작품을 통해서 됐습니다. 그 이후 황궁을 배경으로 황제와 다른 캐릭터가 나오는 책들을 보게 됐는데... 사실 대만작품의 번역작이라서 그런지 작품을 읽는 내내 낯선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캐릭터, 스토리전개, 단어 등등 많은 부분들에서 낯선 부분들도 많아서 어색했는데 이번이 벌써 4번째 접하는 작품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단어들은 여전히 낯설지만 이분 작품에 어느덧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도 황제와 신하공 캐릭터로 나오는데... 황제가 수입니다. 어려서부터 황제에게 반한 소별리와 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황제 백모언 커플의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궁중물임에도 불구하고 궁중물 특유의 무거운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시작점으로 느껴지는 내기조차도 처음에는 백모언에게 밥을 먹이려고 주사위로 내기가 시작됐을 정도입니다. 황궁물은데... 그 깊이와 음모는 찾을 수가 없어서 가볍게 읽기에는 좋았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공이 어려서부터 수에게 지극정성인터라 별다른 감정소모 없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시종일관 수에게 마음을 쏟는 공이라서 음모따위 나올 방향이 없어요. 워낙 수가 공에게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터라 두 사람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도 안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능글/지극정성 공에게 수가 마음이 없거나 반항하는 그런 스토리였다면 뭔가 좀더 깊이감이 있긴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어려서부터 수 역시 옆에 있던 공에게 마음을 조금씩 주고 있던 상황이라 고백받은 초반에는 황제이고 자신이 남성이라는 점 때문에 거부하기는 하지만 그런 거부따위 날 가로막을 수 없어! 라는 공 캐릭터의 음모로 인해 해결하네요. 사실 이 부분이 제일 갈등 부분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술먹여서 모언과 자신의 초야로 만들겠다는 공 시점으로 나오는터라 사실 어이 없기는 했습니다. 황제와 재상이라지만 신하인 위치에서 이게 되나 싶은 상황인데 수의 거부가 있기는 하지만 어느새 공의 말발에 넘어가서 거부를 하긴 하는데 공이 밀고 들어오는걸 못 막는다고 해야 할까요... 시작점이 강간마냥 강제적인 면이 없는 건 아니라서 사실 이 상황에 공이 죽어도 할말이 없는 건데 그걸 또 따귀로 끝내는건 좀 어이 없기는 했습니다.
수가 황제인데 황제의 권위가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신하/재상공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 황후에게 약을 먹여 재우는 등의 일이 일어나는데도 수가 공이 자신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걸로 재상직을 전념한다고 넘어갑니다. 이런 점들이 황제의 권위가 안서고 너무 유약한 모습으로 비치는데다 어이없는 설정들이라 웃고 넘어가기는 했습니다. 덕분에 개연성 따위 엿에 녹여서 먹어버렸나 싶었어요. 대만 작품인데도 일본 TL마냥 가볍게 웃고 넘어가는 정도의 개연성과 스토리전개라 가볍게 읽기에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