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드문
아까시나무 / BLYNUE 블리뉴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타지 세계에서의 알비노가 태어난다면 이렇게 되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부족에서의 드문의 상황은 읽는 내내 아프리카에서의 알비노 아이들의 경우가 떠올라서 안타까웠습니다. 현실이 더 지옥인 아프리카의 백색증 아이들의 경우를 생각하면 드문은 그나마 나은 상황인가 싶기도 했지만 역시 드문 역시 데굴데굴 구르는 상황들로 인해서 안타까움에 감정이입을 해서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드문을 끌고가 강간한 라기 장군에게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라기 장군의 캐릭터가 밋밋하고 평면적인 존재처럼 느껴져 드문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고 라기 장군 다음으로 등장하는 카밀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드문을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일들로 인해 비호감의 한계치를 넘어버렸습니다. 강간이 최대 불호 키워드였는데... 드문이 데굴데굴 구르는 동안 묘사 자체는 그다지 드문의 피폐한 감정 상황보다는 장면을 보여줘서 피폐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안스러웠습니다. 피폐물인데도 드문의 감정선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아 피폐물처럼 느껴지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급전개되고 감정선의 표현이 부실합니다. 라기 장군과 드문의 관계에 있어서도 도무지 드문이 라기 장군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는 계기는 찾으려고 해봐도 못찾겠습니다. 거기에 카밀의 뜬금없이 느껴지는 애정까지 끼어들면.. 읽다가 캐릭터들이 뭣 때문에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지경까지 오고 맙니다. 라기가 드문에게 느끼는 감정이야 다른 인물과 닮았서 마음이 갔다고 치면, 카밀의 광적이고 괴로운 애정보다는 라기장군의 애정이 좀더 마음에 와 닿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들이 많은 상황에서 누군가의 애정은 모든 인과관계를 떠나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기 장군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내 존재감이 미미해서 카밀의 강렬한 인상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누가 메인공인지 헷갈려서 두 캐릭터 모두 애정을 주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드문이 둘다에게서 벗어나 홀로 서기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스토리에 몰입되지 못했고 드문의 감정선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백색증이라는 소재로 색다른 신선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급전개되는 스토리와 감정선 부재를 보완하기 위해 좀더 캐릭터들의 감정변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