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래도 싫은 사람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고 언제든지 일어나는 일이다.

가까이에는 가족에서부터 친구, 학교, 이웃, 직장 동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언제 어디서든지 만나는 사람들 속에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니까.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살아가다보면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있다. 그 사람의 싫은 모습만 보이고 못마땅한 행동들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로 싫어졌지만 어느새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의 모든 모습들이 싫어진다. 아주 사소한 계기일 뿐이라도 싫은 감정들이 쌓이면 그 감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 사람 존재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되고 결국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왜 난 그 사람과 부딪치고 감정 소모를 할 수 밖에 없나. 하는 생각에 괴롭고 힘들고 모든 일에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어쩔수 없다. 난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니까. 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출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괴롭지만 싫다고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렸을 때는 싫다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웠다. 싫은 친구와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됐고 싫은 선생님은 되도록이면 일대일로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하면 됐다. 학창시절은 짧았고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는 그런 시간들이었다. 누구나 그렇지 않은가 학생때는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고 노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벗어나 사회에서는 피할 방법이 없었다. 싫은 사람... 날마자 마주치고 맞장구치며 대화를 해야 하고 싫어도 웃어줘야 하는 생활들. 얼굴에 대고 싫다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상사. 하라는데로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나가서 일해야 하고 내 일이 아닌데도 상사라는 이유로 해야 하고 얼굴을 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속에서 열불이 나고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로 위가 아파오는 생활들... 나이를 들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어쩔 수 없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은 내 상사고 내가 그 사람을 피할 방법은 없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의 수짱 역시 피할 수 없어 결국 수짱 스스로가 그 사람에게서 벗어난다. 책을 읽는 내내 고구마를 100개 정도 물도 없이 먹고 있는 답답함을 느꼈다. 속 시원한 일은 책을 다 읽는 내내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을 100% 반영한 내용이라 읽는 사람에 따라 읽기 싫은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싫은 사람이 떠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내가 그 사람이 싫다고 다른 사람들이 동조해 주는 것도 아니다. 누구는 그 사람이 좋고 내가 싫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수짱은 직장 생활에서 괴롭고 아카네는 결혼과 무개념 동료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이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깊게 고민하면서 읽기보다는 그냥 이웃의 수다를 듣는 기분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속 시원 해지는 일도 없다. 그냥 수다다. 나 이런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 그런데 넌 어때? 하는 수다를 같이 나누며 괴로움을 덜어 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이 답답해서 싫을 수도 있다. 물론 정말 읽는 내내 답답하다. 수짱도 아카네도 방법은 없고 아카네 역시 짜쯩나게 행동하는 면도 있다. 전형적인 일하기 싫어서 결혼하고 싶어!! 하는 외침을 읽는 내내 들어야 하는 기분이라 짜증도 나고 수짱에게 일 그만둬!! 라고 외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뭐 나 역시 그런 고민들을 했었고 비슷한 수다를 떨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와 수다 떠는 기분으로 책을 봤다.

 

만약 누군가가 내게 이 책을 읽으면 싫은 사람에 대한 고민이 사라질까? 하는 질문을 한다면 차라리 책 읽을 시간에 때려 부수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친구와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와 수다를 떠는게 더 낫다고 하고 싶다. 현재 싫은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더 괴롭고 힘들 테니까.

 

이 책은 그 모든 괴로움을 같은 방식으로 벗어난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다. 싫은 사람을 피해 직장을 그만두고 동료로 인해 괴로워 직장에 계속 다니느니 결혼을 하고만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잖아. 누구나 그래. 네가 이상한게 아냐. 실패한게 아니라 누구나 그래. 그러니 넌 실패자가 아냐. 네가 그 사람에게 패배한게 아냐. 싫은 사람 옆에서 계속 괴로워 하느니 차라리 그곳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라고. 넌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야. 네가 잘못한게 아냐. 결혼한다고 회사 그만두면 뭐 어때. 네가 하고 싶은데로 해. 네 인생인걸.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네가 행복하면 돼." 라고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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