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와 그림자 알맹이 그림책 55
이은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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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주변을 365일 돈다. 또한 매일 24시간 자전한다. 태양의 주변을 돌며 자전하는 지구는 매일 해가 뜨고, 해가 진다. 해가 있는 한 모든 물체는 그림자가 있다. 그런데 나의 그림자가 어느 날 사라진다면 이유는 무얼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림자가 사라진 미루와 주인을 잃어버린 그림자의 이야기 [미루와 그림자]는 철학서처럼 많은 생각을 유발시키는 그림책이다.



창밖을 바라보던 미루는 문득 길을 나서고 싶어져 집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아무도 아이를 붙잡지 않는다. 아마도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나보다. 존재감이 없다는 건 스스로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성향이 소심하고, 조용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이들고 있고, 스스로가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경우든 존재감이 없다는 건 무리 안에서 지워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일까? 미루는 그림자가 없다. 그림자가 없는 걸 인지하고 울어버린 미루를 보니, 아이는 소극적이고 겁이 많아 존재를 드러내진 못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길 원했던 것 같다. 친구가 되어 주겠다며 내민 그림자의 손을 덥석 잡는 걸 보니 말이다.

너무 바빠 자신의 그림자가 떨어져 나간 것도 모르는 주인 때문에 떠돌아 다니게 된 그림자는 슬프다. 게다가 다시 만난 주인이 자신을 일부러 떼어냈다는 걸 알고는 형태가 찌그러진다. 본인의 일부를 부정하고 귀찮아 하는 주인은 양복에 모자까지 쓴 신사의 모습이었다. 보여지는 화려한 것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 속한 나의 모습들은 모두 나의 것이니 인정해야 한다. 그 모습이 어둡고, 내 맘에 안들더라도 말이다.

찌그러지고 힘 없던 그림자에게 미루가 이름을 선물하고, 손을 내밀자 그림자는 활짝 펴진다. 이름은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이며 특별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미루에게 친구가 되어 주겠다며 손을 잡는 그림자 덕에 미루는 친구도 얻고, 그림자도 얻는다. 손을 잡고 가는 미루와 그림자의 형태가 데칼코마니 처럼 같아진 것을 보니 자신을 인정하고, 소중하게 여김으로 인해 완벽해진 한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뿌듯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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