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름없는 작은 책
호세 안토니오 미얀 지음, 유혜경 옮김, 페리코 파스토르 그림 / 큰나무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이름 없는 작은 책]


[★★★]


[새하얀 도화지]


[2018. 4. 3 완독]







 단 두 줄 적혀있는 아주 짧은 이야기 책.



 <이름 없는 작은 책>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어내간 책은 이렇게 묻는다. 아무런 글씨가 적혀있지 않은 책아닌 책이 주어진다면 어떤 글을 적어내려갈까? 일상적인 일기를 적을까? 아니면 글감이 되는 재료를 적어놓을까? 아니면 그림을 그려볼까? 일에 관련된 자료를 적어놓을까? 등등 별의별 생각이 든다.


 과학잡지인 엄마와 시민 법전인 아빠를 부모로 두고 있는 '이름 없는 책'은 묻는다.







 "왜 나는 자라지 않죠?"


 자신의 친구들은 수십쪽, 수백쪽이 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왜 자신은​ 두어줄 밖에 이야기가 쓰여져 있지 않냐고... <이름 없는 책>은 두어줄 밖에 없는 이야기를 지닌 작은 책(아이 책)정과 이 여정을 눈치채지 못한 어른 책이 이름 없는 책을 찾아다니는 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요리, 통행법, 법전, 모르스 부호, 중국어, 사전, 심지어는 복사본에 이르기 까지 작은 책은 자신의 이야기가 왜 빨리 자라지 않는지 해답을 찾아 다니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혹시 이거 아니?


"뭘요?"


"네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넌 이 세상에서 뭐든지 될 수 있는 거란다."


p98



 아이는 '새하얀 도화지와 같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주위의 모습을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항상 아이 앞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어떤 색깔로 어떤 형식으로도 쓸 수 있는 도화지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가 될 수 있다.


 <이름 없는 작은 책>은 무엇이 되었던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닌 본인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해야 함을 얘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그 시절에 '어떤 것'을 미리 해두면 좋은 것을 아는 '어른'으로써 알고는 있지만 말하지는 않는다.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내 어른 시절은 내가 마음가는데로 하게 인내하고 기다려준 부모님 덕분에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귀중한 추억으로 가득차 있으니까 말이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자 지독하게 외로워야한다는게 내 인생 지론(持論) 중 하나이다. 결국에는 선택은 본인 스스로가 내려야 하는 것이고 그 책임도 본인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는 것인 인생이라는 물건의 속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아이의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끝을 맺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아이라고 불릴 수 있는 시간은 기나긴 인생 중에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항상 수정하고 고쳐쓰고 다시 적고 지워내야 하는 것이 또한 인생이라는 것을.


 그냥, 이미 어린 시절을 훨씬전에 지나온 내가 지금의 아이에게 '때론 슬프지만 많은 날이 재미있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미지의 세계로의 도전을 거리낌없이 즐겼느냐?

자연이 환상적인 속살을 너에게만 보여 주었느냐?

그리고 너는, 어떤 예술품에서 조차 얻지 못하는 감동을 맛 보았느냐?

이 아버지는 알고 있단다.

네가 해냈으리라는 것을.

소설 <제노사이드>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