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國志 같은 꿈을 꾸다 1 - 난세신인
조경래 지음, 오연 그림 / 길찾기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삼국지 같은 꿈을 꾸다]


[원가의 밑에서 솟아나는 대업의 꿈]


[2016. 6. 18 ~ 2016. 6. 19 완독]






 나는 오랜만에 정사 삼국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번 책이지만 저자에 따라 해석이 다르니 같은 책이라도 제 각각 새로운 느낌을 준다.

p15

 '과연 나는 그들의 인생을 바꿀 자격이 있는가?'

p245


 오랜만에 들어온 의뢰(?)로 읽기 시작한 <삼국지 같은 꿈을 꾸다>. '이미지 프레임'이라는 회사가 어디 회사지...라고 검색을 해보니 길찾기(...). 이거 용자 회사 아닌가? (#참고 링크) 이렇게 훌륭한(?) 회사가 번창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리뷰에 힘을 줘봤자 내 필력이 거기서 거긴지라 내마음가는 데로 써보자.

 


 개인적으로는 판타지와 무협으로 대표되는 장르 소설과 일본에서 시작된 라이트 노벨은 어렵지 않은 내용으로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하고 있다보는 편이라, (솔직히 그런쪽으로 출간이 많이 된다.) '이런 종류겠지..'하며 별다른 생각없이 Yes라고 했다가 집에 도착한 책의 두께를 보고 놀랐다. (오..Sh...)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회에 갈때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이미 그 곳을 외울만큼 잘 알고 있지만 이 특정 피아니스트가 그 곡을 어떻게 해석할지 듣고 싶은 거지요.

소설 <디어 존, 디어 폴> 中


 일단 정사(正史)는 아니다.​ (표지가 너무 정사틱해서..)

 표지가 이문열의 삼국지(#링크 표지)를 다시 리메이크한듯 보이는 중국풍 그림의 인물에 난세신인이라는 한자. 노숙(魯肅) 자경(子敬)이라는 소제목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시작은 평범하다. 취미가 독서인데 무려 정.사. 삼국지를 몇번이나 독파한 (미친...) 삼국지 덕후가 불현듯 잠에 들었다가 일어나니 삼국지 시대라는 놀라운 설정! (클리셰를 어떻게 풀어가는지가 중요하지) 근데 기라성같은 무장을 냅두고 왜 원술의 부하 이풍의 자제로 등장하는 거지? 코에이(Koei)의 삼국지를 하드 코어 모드로 즐기셨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왜 원술일까. 유비 진영이나, 조조 진영은 이미 닳고 닳은 소재라고 치고, 간간히 손씨 집안도 나오니까 패스. 아무리 생각해도 '반동탁연합'에서 가장 멍청한 진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원술인데 말이다.

 "다만 하나는 알고 있습니다. 상대가 하나로 덤비면 저는 열로 덤빌 것이요, 상대가 열로 덤비면 제가 백으로 덤비면 된다는 것을요. 역략이 닿지 못한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p49

 일도(一刀)에 하늘을 가르고 발차기 한방에 적군 병사가 우수수 쓰러지는 고능력자 배틀물(소위 '먼치킨물')이라면 대충보고 덮었을 지도 모른다. 영웅이 활약하는 것도 좋지만 '삼국지 연의'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에서 이런 식의 전개로 흘러간다면 '별로'라고 생각이 드니까. (물론 연의도 정사는 아니다.)


 오직 주인공 이준경에게 주어진 능력은 단 하나. '정사 삼국지'의 내용을 독파하고 있다는 것. 그것도 개략적인 흐름이 아니라 삼국지 연혁 도감과 인물 도감을 알고 있다는 점. (적다보니 엄청난거자나... 인간 로또 아니야..) 스스로의 능력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숙, 여몽, 송겸, 육손과 같은 쟁쟁한 인물의 호감을 얻고 함께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여, 군주가 원술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진영으로 거듭나는 모습으로 탈바꿈 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역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p202

 그래, 내가 믿을 것은 물량 공세다.

p126

 "일단 믿자. 저들의 실력을 , 저들의 마음을."

p252


 특히, 자신이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진영의 쟁쟁한 천재들을 물리치기 위해 택한 '물량공세'라는 현실적인 타협안과 주인공을 뒷받침해주는 천재 동료들과 맞물려 앞으로의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게 만든다. 정사 삼국지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왕의 방진 전법, 현대 철학 등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평범하면서도 범재 이상의 기운이 철철 흘러 넘치니 '성장물'로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개인의 능력을 국가와 회사의 부속물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p249

 빙한어수(氷寒於水)는 물에서 나온 얼음이 물보다 더 차다는 뜻이다. 제자가 스승보다 나으면 청출어람(靑出於藍), 빙한어수(氷寒於水)라고 한다. (사자성어)


 뭐. 재미있다. 즐겁게 읽었다. 다른 말이 필요한가?

전 10권으로 끝나는 <삼국지 같은 꿈을 꾸다>가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지만... (이 두께로 10권이라니..) 주인공인 이준경의 행보를 따라가면 '단 한명의 사람도 꼭 필요한 인재'라는 것을 몸소 일깨워주는 것이 가장 좋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유비, 조조, 손책, 관우, 장비, 제갈량, 조운 등과 같은 출중한 인물만 기억하고, 또 흠모하고 있지만 사실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단 한명의 사람'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니 말이다. 다음 권이 기대되는 재미있는 소설.




 제갈량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어리석은 존재들이 아니다. 앞으로 나라를 운영하는데 꼭 필요한 인재들이었다.

p413

 수한님을 다시 뵙게 된다면, 그때는 그대의 정의와 나의 정의를 판가름해 볼 수 있겠지요.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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