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의 그림자 클럽 오딧세이 (Club Odyssey) 5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나선숙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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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그림자]


[★★★★]


[이 녀석들은 내 적수가 되지 못한다.]

 


[2016. 6. 8 ~ 2016. 6. 13 완독]]





스포일러 일부 포함. (엔더의 게임 시리즈를 봤으면 그닥)



"넌 콩 한쪽 만큼의 가치도 없어."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엔더의 게임>의 속편 <죽은자의 대변인>인 줄알고 내용도 보지 않고 구매를 했다가 살짝은 실망했었던 <엔더의 그림자>. <죽은자의 대변인>은 2000년에 <사자의 대변인>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정식발매(정발)되었지만 절판되어 구해보기는 힘든 실정이라 슬프다.


 사실 인터넷 중고 매장에서 찾아봤는데 절판이라고 최저 10만원!! 와우! ... 영문판 사서 내가 번역해서 보고 만다. (이렇게 읽을 수는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짜증나는데.. 실력이 미천해서 제길..) 어느 도서관에 꼽혀있기를 바란다.


 <엔더의 그림자>는 <엔더의 게임>의 동시간에 벌어진 사건을 엔더가 아닌 빈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다른 시각으로 맛보여 준다. 이미 뻔하게 알고 있는 사건을 다시 보여주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소설의 몰입감은 예측이 가능하든 안하든 앞으로 벌어질 내용을 상상하며 보는 맛이 있는데, 이미 완성되어 버린 특정 사건을 다시 다루고 있으니 재미가 반감될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예전에 존 스칼지의 <마지막 행성>을 다른 시선으로 본 <조이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게 봐서 오슨 스캇 카드라는 작가만 믿고 책을 읽어 나갔다. (사실 이미 구매해 버린 측면도...)



 이 녀석들은 내 적수가 되지 못한다.

p123


 이미 6년? 7년전에 봤던 <엔더의 게임>이라 큰 흐름만 기억하고 있을 뿐, 세세한 내용과 엔더를 둘러싼 등장 인물도 '이런 인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 였으니 나의 사소한 걱정은 아무런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다. (기억력이 꽝이라 좋은 점!)


 '적자생존, 약육강식' 이 두 단어가 소설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신의 목숨을 위해 남의 것을 뺏지 못하면 손쉽게 죽음에 이르는 로테르담의 거리, 콩 한쪽의 값어치도 없어 빈(Bean)이라 불리는 꼬마의 악전고투 생존 일기. 신체적인 면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못하지만 비상한 머리 하나로 먹을 것을, 쉴 곳을, 보호 받을 장소를.. 이윽고 우주 전투 학교로 차출되는 과정은 어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한다.



 모든 일이 끝나면, 아킬레스는 로테르담 파파들 중에서 리더로 부상하리라. 그리고 사전트는 그의 옆에 있을 것이다. 아킬레스의 앙갚음에 대한 비밀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슴에 묻을 것이다. 그것이 사전트와 이 가족과 로테르담의 모든 아이들이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p87

그는 그녀에게 '착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에게 그 모든 것들은 음식과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불과 했다.

p117

 나중에 자신에게 득이 될 것 같은 뭔가가 생각나면 그 일을 행하는 것 뿐이었다.

p179


 타인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적으로 등장한 버거에 까지 감정을 이입하는 냉철한 지휘관이지만 따뜻한 소년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엔더와는 다르게 빈은 아이이지만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득과 실을 철저하게 계산하여 자신이 호감을 가졌던 누가 죽음에 이르더라도 그 반감을 드러내지 않는 점이 인상깊다.


 전술 학교에 가기까지 이러한 빈의 태도가 The 엔더. 그러니까 세간에서 유명한 '전설의 엔더'를 만나서 부터 그에게 홀린듯이 빠져드는 태도는, "남따위 필요없어! 세상은 솔로플레이야!"라고 외치던 빈이 상호 협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인간 관계가 친구라는 말을 언급할 정도로 급격하게 변화해 안타깝기도 하다. (진성 츤데레였는데..)



 엔더 위긴, 그는 버거들의 3차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함대 지휘관이 되기 위해 태어난 자다.

p485


 버거와의 마지막 전쟁으로 가는 도중까지의 빈의 성장과 빈의 과거를 쫓는 지구의 칼로타 수녀의 이야기가 반복되며 진행되는 <엔더의 그림자>는 빈이 엔더와 같은 이타주의로 변모하면서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작중에는 애타주의라 표기되어 사전을 찾아봤는데 동일한 의미더라) 인류를 위해 만들어진 지휘관 엔더를 위해 그의 그림자를 자처하여 부대를 만들어주고, 엔더를 돌봐주는 등 보좌를 훌륭하게 완수하는 빈.


 버거와의 전투를 상정한 게임이 진짜 전투임을 유일하게 알아챈 두뇌이지만 자신은 그림자이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모든 부담을 엔더에게 넘긴 부분이 '역시 빈은 빈이군..'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새롭게 쓰여진 "게임"이 재미있어서 열심히 봤던 <엔더의 그림자>. 소소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부분을 둘째치고, 엔더가 작중에서 그렇게 크게 언급되지 않고 거의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 좋았다. 작가의 실력에 탄복한다. 멋져.





"전 그 녀석의 친구가 아니에요."


"말씀드렸잖아요. 우린 형제라고"

"형제를 쉽게 포지하진 않아요."

p370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는게 내 이름이다. 그게 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부르는게 내 이름이다.

p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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