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지음, 폴 뮤즈 사진 / 현대문학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2015. 7. 3 ~ 2015. 7. 5 완독]





 에세이. 특히 여행을 좋아해 타지에 살면서 써내려간 그곳이 마음속에 그려지도록 탄탄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는 읽지 않는다. 그런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내일 배낭을 꾸려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으니까. 어찌되었든 이런 이유로 여행기나 에세이는 손이 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라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뽑아 들었다.


 이러한 제목이야 말로 배낭 하나를 매고 세상을 주유하는 여행자(내가 생각하는)의 모습이 아닐까. 당장 1분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여행에서 '으레 있는 일인양' 배를 놓치고, 잘타고 가던 기차에서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고는 내려버리는 모습이 그려져 설렌다. 부푼 마음으로 읽어나간 책은 프랑스의 소소한 삶을 정갈한 문체로 소개를 해준다.


 누군가의 이웃으로 사는 기술은 딱 한가지야. 이웃의 눈이 되어서 문틈으로 몰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뿐이라고 ... p32

 어느 이발사.

   어떤 거리의 홈리스.

      어느 카페테라스의 웅성거림.

                                  기차역.

                                          프랑스의 판타지와 삶.


저런 하늘을 두고 어떻게 떠날 거야?

 책을 읽는 속도는 가속하지만, 책이 그려내는 풍경 속 시간은 멈추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그리고 '삶에 대한 에세이'인줄 알았더니 여행자의 마음을 동하게 해서 미치기 직전이다. 하아... 책은 작가의 삶과 작가 주변의 삶을 통해 어떤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게 읽었는데 떠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 씁쓸하다. 


 어떤 거리와 장소에 대한 매력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심미안에 좌우되는 것이 분명하다.



<책 속 한마디>

1. 이제 리처드는 들판의 진짜 주인이 된다. p208

2. 그건 그 사람의 삶일 뿐이야. p213

3. 마감 걸린 일이 끝난 뒤에는 공허함이 허파를 채워 진공 속으로 몸을 가볍게 태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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