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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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현실을 직면하며 위안이 되어준 내면의 스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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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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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삶과 글이 흔적처럼 고스란히 스며있는 것 같았다. 어느 시를 읽어도 선생님의 삶이 지문을 바라보듯 선명한 자국처럼 읽어졌다. 그래서 씁쓸하고 그렇기에 선생님을 알고 싶은 마음의 발걸음에 빠르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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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는 사람에게 - 안태운 시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550
안태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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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머금고 있는 꽃잎의 언어는 바람에 흩날리는 시어와 인사를 나눈다. 살포시 꽃잎의 언어에 내려앉은 시어는 소곤거린다. 어느새 시어는 꽃잎의 언어에 안겨 함께 산책을 한다. 창밖의 재잘거리는 새의 목소리가 이야기는 두 발걸음을 먼저 당겨 멈추다가도 다시 걷게 하고 발등에 닿는 촉촉한 이슬의 눈망울은 짧은 보폭 사이에 머무는 시간을 들여다보라며 입맞춤을 한다.

안태운 시인의 『산책하는 사람에게』 시집은 꽃잎의 언어로 들려주는 산책을 동행시켜 주었다. 산책길에 마주한 일생이란 이야기는 이슬의 입맞춤 같았다. 인생이란 산책을 하는 순간에 마주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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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나막신 문학과지성 시인선 479
송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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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동시에 시집에서 울리는 묵직한 이야기는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남긴 먼지를 훌훌 털어가는 발견과 사유의 질문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들이었다.

송찬호 시인님의 『분홍 나막신』은 고전 도서에서나 찾아볼 법한 이야기를 요즘의 시선으로 느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흔적을 언어로 들려주셨다. 은폐되고 고립된 어둑한 밤의 거리를 모닥불을 지펴 "코밑이 거뭇거뭇 해지는 아이도 아버지처럼 불꽃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밤이었다"(63p, 모닥불 부분) 고"냇가에 살얼음이 하얗게 떠 있던 늦가을 아침이었다"(99p, '화북化北을 지나며' 부분)의 발걸음으로 "부유하는 공기들"(67p, '부유하는 공기들' 제목) 을 전해준 시어에 눈길의 발걸음이 마음에 멈춰 미동도 없이 서성이게 했다.

몇 달이 지난 오늘, 다시 시집을 펼쳤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간이 깃든 흔적의 이야기도 함께 꺼내었다. 내게 시집과 찻잔은 참으로 귀한 선물로 만나 인연이 되었다. 앞으로 내 안에 미학의 발견과 오래된 시간에 깃든 세상의 모든 언어들이 닦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한 먼지와 눈에 갇혀 있을지도 모른다란 울림을 주었다.

알 수는 없는 무수 함들이 이야기로 빚어져 이슬로 담아 질료의 원형을 찾아보라는 물음을 준다. "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우리를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메리 올리버 <휘파람 부는 사람> 중에서)의 두 가지 선물로 불을 지피고 꺼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론 뜨겁고 따뜻하며 정열일 것이고 언젠가는 바람의 안내를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는 재가 되어 존재의 무엇을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무엇도 대답할 수 없는 앎에 있어 존재를 찾으려 할 때마다 오르고 내리는 정의는 장담할 수 없는 일. 그러나 그 과정이 삶의 의미에 있어 디딤돌이 되어주는 값진 보석이라면 비록 차갑고 단단한 돌처럼 혹은 황폐한 대지의 메마름이 되어 다시는 피어날 수 없을 것 같을지라도 보자기를 펼쳐야 모란이 꽃 피는 그 씁쓸한 눈빛이라도 보이지 않겠냐는 작은 희망의 기억, 그리움이 어디선가는 태어나고 울리는 목소리가 되지 않던가.



억새 바람 불던 어느 날의 오름을 바라보던 지난가을, 태움으로 검게 그을려질 오름이 되더라도 다음을 기다리는 생명은 초록이 될 풍경을 그리며 기약했다. '초록의 말'이 끊임없이 중얼거린다 해도 반복의 다다름에 정화는 언제든 올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금동반가사유상"의 금빛을 바라보던 시인의 발견처럼 더딘 발걸음의 엉성한 보폭으로 어둠을 더디며 따라가는 시간일지라도 언젠가 만나어질 기약이 있지 않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이 밤의 눈을 찌르지 않고도 기다리는 날이더라도 그 발견을 담고 싶다. 그동안 여러 시를 읽었지만 요즘에 읽는 시집과는 분명 다른 시인의 언어를 통해 발견과 사유의 질문을 읽었다. 깊이 이해할 수는 없어도 다음에 다시 이 시집을 읽으면 "냉이꽃" , "눈사람"의 시처럼 또 다른 눈으로 발견하는 시간을 만날지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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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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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 색이라고 하기엔 무한의 세계가 뿌옇게 스며있고, 색이 아니라 하기엔 너무나도 유한 풍경들이 살아있다. 하나의 주제로 다채로운 색과 조우되는 이야기는 더듬거리며 읽어가는 발걸음을 묵직하게 손끝으로 전율시킨다. 오래전, 그러나 여전한. 묵묵히 읽어가는 하얀의 현실, 내가 사는 도시의 세상을 시선의 깊이로 생각을 짚어주었다. 회색빛 창연한 하얀의 밝음은 오롯이 뿌옇게 그려가는 채색일 뿐 공간과 관계의 형태를 잃어가는 현주소를 들려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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