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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입니다. '호텔 아이리스'라는 제목을 보면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읽고 나서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고, 오래동안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랑의 방식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깊게 생각하도록 해주었습니다. 또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형식에 대한 규칙도, 방법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일깨워 주었구요.

주인공 마리는 호텔 아이리스에서 프론트를 지키는 소녀입니다. 학교도 그만 두었고 그저 호텔의 프론트를 지키는 일만 반복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섬에사는 러시아어 번역가가 한 창부와 아이리스에 묵게 되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 됩니다. 번역가는 창부에게 이상한 명령을 했고 창부와 다투게 됩니다. 마리는 후에 시장에서 우연히 그 번역가를 보게 되고 남자의 뒤를 밟다가 서로 알아보게 되어 선착장까지 배웅을 하게 됩니다.

그 남자가 마리에게 편지를 보내고 둘의 사이는 각별해집니다. 그리고 마리가 그의 집에 초대된날 그가 마리에게 내뱉는 말은.... '옷 벗어' 였습니다. 그러나 마리는 그말 조차도 사랑으로 느끼게 됩니다. 과거에 괴로운 일을 잊지 못하는 번역가와 늘 반복되는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소녀의 사랑은 점점 커져만 가고 결국 번역가는 괴로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지게 됩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들 사랑의 형식이 둘에게는 아름답고 찬란 할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약간은 외설적이고 의아하게 여겨졌습니다.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까요. 조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마리는 정말 그 번역가를 사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번역가는 마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서, 자신의 죄책감을 씻어내기 위해서 마리를만나고 마리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가와 요코

오가와 요코_출처 : http://blog.naver.com/japanliter

남녀간의 사랑의 형식에 일정한 규칙도, 방법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흔히들 하는 말이니까요. 그렇지만 일반적인 사랑의 모습과 엇나가거나 다르다면 가끔 그것이 사랑이 아닌 것 같다는 오해를 하기도 하죠. 중요한 것은 두 남녀가 느끼고 있는 감정인데 말이죠. 형식이 어떠하든. 서로의 눈만 바라보고 느끼는 것도 사랑일 수 있고,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것도 사랑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마리와 번역가가 했던 형식의 사랑을 하게 된다면 과연 그 때 저도 그것을 사랑이라고 당연한 듯 자연스레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네요. 저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마리와 번역가가 했던 형식의 사랑을 하게되면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은 사랑의 형식에는 일정한 규칙도, 방법도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자신들 내면에서는 이미 규칙과 방법을 정해 놓고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마리와 번역가는 사랑이라는 것을 뛰어넘어서 그 이상의 것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가와 요코의 대담하고 거침없는 작품에 놀란면도 있었지만 이러한 사랑을 글로 표현한 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약간은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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