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퍼포머, 최고의 성과를 내는 1%의 비밀
모튼 한센 지음, 이지연 옮김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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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일한다는 것은 몇 가지 활동을 선택하고 그것을 목표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내 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프롤로그, 16페이지

 주변을 돌아보면,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놀랄 만큼 다른 성과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에게는 동료 나탈리가 그런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책 프롤로그에서 그는 야근도 주말 근무도 절대로 안 한다는 나탈리가 자신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는 현실에 화가 났었다고 밝힌다. 이는 저자가 일반적으로 '왜 누군가는 회사에서 남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 성과에 초점을 맞추어 시행된 연구 기반의 책이지만 겨우 과제를 할 때마다 벽에 머리를 박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무척 유용한 책이었다. 설문조사와 통계분석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똑똑하게 일하는 7가지 방법' 가르쳐 준다. 그중에는 물론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실천은 못 했던 그런 내용도 있는가 하면, 통념을 뒤집는 내용도 있다. 좋은 점이라면, 단순히 직장에서 성공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직장 밖에서 워라밸을 지키며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분량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잘 짠 오렌지는 그냥 가만히 두는 게 낫다

전통적으로 인재들을 갈아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에서는 아직도 장시간 근무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주 52시간제가 도입되고, 연간 근로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미국과 일본보다 연 200시간 정도를 더 일하고 있으니(자료: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044951&code=61141111&cp=nv) 회사가 직장인들을 쥐어짜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아르바이트를 할 때조차도 시급을 더 받지 못하고(^^) 추가 근무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시간 일하면 성과가 올라갈까? 지금 만연한 '근면성실'식 사고방식은 '그렇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좀 더 복잡하다.

71페이지

 저자는 주당 노동시간에 따라 성과가 감소하는 연구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지금 만연한 '근면성실'식 사고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시간이 주당 50시간에서 65시간 사이가 되면 추가시간이 주는 이점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즙이 다 떨어졌는데도 갈려나가고 있는 오렌지는 어쩌면 그 자체가 한국에 대한 비유 같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적은 오렌지를 가지고 최대한의 주스를 만들기 위해 아득바득 노력해왔다. 모튼 한센이 단호하게 밝히는 것처럼 오렌지는 결국 아무리 세게 짜도 더 이상 과즙이 나오지 않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잘 짠 오렌지는 그냥 가만히 두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는 무식하게 오래 일하기보다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을 추천한다. '가치'에서 출발해 '목표'로 나아가는 업무 재설계 활동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질 좋은 결과를 만들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피상적으로 보이지만, 이 책의 장점은 적절한 예시를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거다. 일하던 터미널의 실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관리인 괴리츠는 일을 줄이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 일하는 방식 하나하나를 꼼꼼히 체크하고, 허점을 찾아 터미널 전체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손으로 오렌지 껍질을 쥐어짜는 게 아니라 남은 껍질로 팩을 만든 셈이다.

뒷마당에 바위가 있으면 어떻게 옮겨야 할까?

물론 힘 좋은 이웃 다섯 명을 불러 다 함께 씩씩거리며 들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렛대와 지렛목을 이용한다면 더 적은 노력으로도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영리한 재설계란 그 유명한 '지렛대'를 찾아서 영리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85페이지


밑은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장이다.

p. 90_ 가려운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 불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냥 징징거리는 소리이겠거니 하고 무시해버린다. 카먼도 성난 보험설계사들을 원망하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다. (…) 불평하는 사람을 만나면 짜증 날 때도 있지만 실제로 그들은 우리 모두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p. 120_ 매번 완벽하기를 바란다면 위험부담이 있는 환자, 새로운 환자, 어려운 환자는 맡지 않을 것이다. 제품 설명 방식을 바꿔보지도 못할 것이다. '잘못되면 어쩌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스로 성장을 옥죄는 일이다.

p. 124_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쉬지 않는다. 계속해서 배운다. 1장에 등장한 초밥 요리사 지로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여든다섯의 나이에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더 맛있는 초밥을 만드는 거예요" 영화에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p. 134_ 열정과 목적의식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열정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목적의식은 '기여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열정은 '세상이 나에게 뭘 해줄 수 있는가'를 묻지만, 목적의식은 '내가 세상에 뭘 해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

p. 195_ 제프리 페퍼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권력의 기술》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야말로 나의 어젠다를 진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흔히 자신의 걱정거리와 목표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입장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우리는 상대가 그냥 '이해를 못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상대를 '이해'시키기 위해 더 많은 사실과 논증을 줄기차게 퍼붓는다.

p. 202_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키기 위해 합리적 논증만 펼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지지할 수밖에 없게 하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갖고 있다. 첫째, 나를 지원해줘야 할 사람의 감정을 자극해서 감화한다. 둘째, '똑똑한 투지'를 발휘해서 반대에 부닥쳤을 때 내 작전을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p. 217_ 회의에 참석하거나 팀을 짤 때 다양성을 염두에 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개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린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동종 선호'라고 부른다. (…) 케네디 대통령의 국가 안보팀에 속한 사람들은 비범하게 똑똑했을지 몰라도, 그 회의실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놀랄 만큼 서로 유사했다. 하나같이 엘리트 대학을 나온 40~50대 백인 남성이었다.

p. 272_ 우리는 협업은 많이 할수록 무조건 좋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연락하고, 연결하고, 조율하는 게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협업의 목적은 협업이 아니다.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p. 295_ 싸움은 '아이디어'에 대한 것이어야지, 사람에 대한 것이면 안 된다. 올바르게 싸우면 토론의 질이 올라가고, 정서적 마찰은 가라앉으며,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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