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라이프 7 어쿠스틱 라이프 7
난다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정적인 연애 조언에 통달하고, 남편의 취향을 알아가는 재미를 아는 난다.
디아블로 구매를 위해 비를 쫄딱 맞으며 덕후를 나무라는 덕후 한군.

두 사람의 생활툰 <어쿠스틱 라이프 7>은 사실상 둘만의 결혼 생활 끝자락 이야기다. 아기가 갖고 싶은지, 아닌지 갈팡질팡 하는 와중에 아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알콩달콩보다는 꽁냥꽁냥이 더 어울리는 이 친구같은 커플은 본격적인 육아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분이 매일 더러워요. 배가 부를수록 더러움의 강도는 높아지죠."란 임신부의 기분에서 알 수 있듯이, 결혼 생활의 새로운 국면이지만 난다와 한군의 에피소드들은 귀엽다. 무엇보다 난다가 한군을 많이 좋아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참 와닿더라.

"모든 관계에 적당히 치고 빠지는 애티티듀를 가지게 된 32세의 유부녀지만, 남편과의 거리 설정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가족도 모르는 내 밑바닥을 들여다본 남자에게 거리설정 같은 거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무리 스스로 다짐을 해봐도 결국 감정을 폭발시키고 마는 어쩔 수 없는 여자."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리두기 자체가 상대를 속이거나, 아니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한 거리와 상대에 대한 존중은 피차 편하고 건강한 관계의 시작일 테니깐. 하지만 나의 모든 감정, 여과되지 않는 순수한 느낌 자체를 모두 공유할 사람이 부부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 태어나 어떤 상황과 관계 속에서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사람에게는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것은 물론 나쁜 것도 함께 나누며 그 자체로 힐링이 될 사람이라면 거리 설정 따윈 애초에 부질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의 감정폭발은 너무 짧은 게 함정."

이게 바로 어쿠스틱 라이프의 재미 요소다. 남을 깎아내리거나, 아니면 두사람'만' 즐거운 러브스토리를 자랑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 기꺼이 웃음거리가 되는 개그는 웃음이 절로 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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