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백룸]에 이어 읽어보는 ‘소설, 잇다’ 시리즈 4번째 소설입니다.스스로를 대중소설가라고 선언한 김말봉 작가(1901생)의 세 작품과 실험적 문체로 김말봉의 소설 망명녀를 이어 쓴 박솔뫼 작가(2009 활동 시작)의 <기도를 위하여>와 짧은 에세이가 실린 작품입니다.김말봉 작가의 소설을 차례로 읽다보면 하나의 소설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들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가 그 시대를 살며 고민했을 것들, 말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요,수동적인 태도가 꿈틀대고 행동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를 살아 낸 작가를 포함한 그 시대 여성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새삼하며, [소설, 잇다] 시리즈에 감사하다:이름 그대로 근 현대 작가들을, 그리고 그들과 독자들을 잇는 이 시리즈는 작정단 활동이 끝나고도 신간 소식이 들리면 찾아 읽을 듯 합니다.#도서지원
유정천가족 1권을 재밌게 읽으셨다면“인간처럼 보이지만 너구리일 수 있습니다!”스스로도 바보의 피가 흐르는 너구리라고 칭하지만 그저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모습들로 가득합니다.<유정천 가족>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너구리계, 그 안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두 원수 가-시모가모가와 에비스가와가 이야기가 1편의 주된 내용이었다면, 그 범위를 넓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그리고 2편에서 처음 다루어지는 등장인물들까지 더욱 이야기가 재밌어집니다??(우당탕 사건 발생과 기승전결이 확실한 작품이에요 ㅎㅎ)세트로 나오는 작품은 늘 “그 전 이야기를 보아야 하나요?“ 궁금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요즘의 외계인2처럼…) 유정천가족2는 ?? ‘네 그렇습니다’입니다.아무래도 1권부터 나오던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이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아 1, 2권을 차례로 보면 그 재미가 한껏 더해집니다!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 소설?? 스포방지를 위해 줄거리를 과감히 생략하지만, 귀여움과 재미는 보장하는 소설입니다[ 출처 #작가정신 #유정천가족2 #모리미도미히코 ]#도서지원 @jakkajungsin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나는고양이로소이다>를 재밌게 읽은 분들사랑스럽고 유쾌한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설정만 두고 봤을 때는 #나쓰메소세키 #나는고양이로소이다 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 소설도 인간이 아닌 제 3의 부류, 동물의 시선으로 보는 세계를 그린 소설인데요, <나는고양이로소이다>는 인간들의 생활과 함께 하는 고양이들을 그렸다면 <유정천가족>은 너구리들의 세계를 중점으로 한 소설입니다.줄거리 살짝 들여다 보기너구리 세계의 권위를 가지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남겨진 4형제는 아버지의 위상에는 걸맞지 않은 모습들을 하고 있는데요. 믿음직 하다가도 중요한 순간에 결정을 못 하는 큰 형, 속세에서 벗어나 개구리의 삶을 택한 작은 형, 그리고 재미만을 좇아 다니는 이 소설의 화자인 셋째와 아직은 미숙하고 심약한 막내는 다른 너구리들에게 비웃음도 당하기도 하고, 앙심을 품은 가문으로부터 위협도 당하지만 ‘유정천 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좌우지간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유정천 - 불교 용어로 형체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이라는 뜻이나 일본에서는 이 뜻 이외에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샅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이 사랑스러운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실소가 남는 이유는 이 형제들이 정말 바보같아서 라기 보다는 순수했던 마음을 지켜주고 싶거나 독자들의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다보면 와닿는 대사들이 많은 소설. 2편도 얼른 읽어보고 다시 컴백할게요!이 세상에 널린 고민거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어찌 되건 별 지장 없는 고민, 또 하나는 아무리 노력해 도 해결되지 않을 고민. 이 두 부류 고민의 공통점은 괴로워하는 만큼 손해라는 사실이다. 애써서 해결될 일이라면 고민할 시간에 노력하는 것이 최고다.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노력해봤자 헛수고다. 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처리할 수 없을 때는 기분 전환이란 놈이 필요하다. -p.78[ 출처 #작가정신 #유정천가족 #모리미도미히코 ]#도서지원 @jakkajungsin
여러분에게 겨울은 어떤 의미인가요?신입사원 교육을 준비하면서 구근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이 식물의 양파같이 생긴 뿌리에서 싹을 틔우려면 추운 겨울을 나야한다고 하는데요. 우리 인생에서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힘든 일을 분명히 겪을테지만 그 후에는 더 단단해진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던 (그러면서 정작 제가 제일 먼저 울컥했던) 기억이 나네요.[겨울이 지나가다]는 엄마의 장례식을 치루고 그 후의 화자의 일상을 그려냅니다. 생전 엄마의 숨길이 담긴 공간에서 보내는 모습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장면들이 겹쳐 생각나기도 합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하지만 정작 지배적인 감각은 겨울의 따뜻한 것들-입김, 이불, 음식의 온기 등-인데요, 작품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네요.우리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우리의 숨이 이 지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을,잊지 않으려고 씁니다.잊히지 않기를 바라기에 쓰고살아갑니다.-p.139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나의 겨울에 온기가 필요하신 분영화 <리틀포레스트>의 포근한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 출처 #조해진 #겨울을지나가다 #작가정신 ]도서지원받아 적은 솔직 후기입니다 :)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늦가을 바람과 함께 차분하게 독서하며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고 싶은 분3인칭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서 깨닫는 스스로의 모습이 있어요. 현실에서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봐도 소위 내로남불의 자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 안 그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글을 읽을 때면 스스로에게 더 솔직해지나봐요, ‘나도 그런데..’ 하고 인정하는 내 모습들이 있습니다.이 산문에서도 여러군데서 깨달음이 있었지만 제일 크게 와닿았던 부분을 공유해요!태어나면서부터 뭔가를 기다리기만 하던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더는 아무것도 기다릴 것이 없는데도 그 마음은 기다림의 관성으로 달리고 정신은 도래할 뭔가를 지향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아채지 못 한다. 커피 맛을 모르고 바람을 놓치고 계절을 잊는다. 그에게서는 지금이 지워진다. 그는 오로지 미래에 사로잡혀 있다. -p.20저는 분명히 순간의 희노애락을 크게 느끼지만 ‘지금’을 즐겨서라기 보다는 표현이 큰 것 뿐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어요. 기다림이 가져다 주는 설렘과 기대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사실은 정작 모든 것을 놓치고 있던 것이죠.늘 뭔가를 기다리는 사람은 평생 기차역에 앉아 있는 사람이다. 세상에 없는 기차를 기다리는 그는 그 어떤 기차도 타지 못 한다. -p.22여러분들은 현재와 함께 하고 계신가요?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한 걱정, 혹은 기대되는 무언가에 대한 기다림으로 타야할 기차를 타지 못 하고 계시진 않나요? 현재에 집중을 잘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비결도 궁금해요...기다림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그 외에도 산문의 여러 파트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보실 수도 있을거에요. 나와의 대화 기회를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작가정신 #나무와함께정처없음 #노재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