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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소설, 잇다 3
이선희.천희란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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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요!]
근대소설의 섬세한 문체를 마음껏 즐기고 싶은 분들께
주제를 떠나 필사를 하고 싶은 (현실은 포스트잇 붙여놓기..) 수려한 문체가 많아 두근되던 작품이었습니다.

[해석도우미]
<소설 잇-다> 시리즈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에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의 큰 특징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갔으나 충분히 회자 되지 못한 대표 근데 여성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오늘날 사랑 받는 현대 작가들을 통해 새롭게 바라 본다는 것입니다.(참고. 이 책에 대하여)

이번 시리즈의 근대 소설로는 이선희 작가의 [여인 명령]이 실렸는데요,1930년대 식민지 조선을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분으로 알려진 만큼, 문장들을 보면서 몇 번이나 감탄을 했습니다. 이렇게나 세련된 문장이라니...!

사실 작품 [여인명령]을 읽으면서는 문장의 섬세함을 들여다보느라 여성의 삶 서사 자체에 대한 생각은 잠시 2순위로 두고 있었는데, 그 다음으로 실린 천희란 작가의 소설 [백룸]을 보고 나니 마치 스위치 작용을 한 것처럼 그 서사들이 다시 그려졌습니다.

굳이 페미니즘적 소설이라고 한계를 두고 싶진 않지만, 어찌되었든 [여인명령]에서 읽을 수 있는 근대적 (가정에 관한) 제도들에서 오는 한계, 그리고 시대적 억압이 현대소설 [백룸]에서 사회적 시선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소수들의 상황과 이어져 이를 지옥이라 해석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페미니즘이 꼭 여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성에 기초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는 것을 통해 여성의 삶, 나아가 모두의 삶을 나은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두산백과-페니미즘)”로 한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어쩌면 누구나 삶의 한 부분에서 느껴봤을 요소이기도 하겠죠.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의 추천 이유 1번은 문체입니다..! 요즘 한창 책태기가 올 뻔 했는데 예상치 못한 작품에서 극복의 한 단계를 도와줬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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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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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로 괴로움을 겪고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주세요.

책에서의 "모호한 상실"은 상실에 대한 인정이 어려울 때 혹은 인지하는 것에 따라 상실에 대한 판단이(혹은 그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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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배우자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자신을 알아보지 못 하는 아내나 전쟁, 재해 중 실종되어 생사를 알 수 없는 자녀를 가진 부모 등이 모호한 상실을 겪습니다.

이들은 현실에 대해 직시하지 못 하거나 상반되는 감정 충동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상반되는 감정을 가지는 것을 양가성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가지는 것과 같은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과 적당한 거리를 두거나, 다툼을 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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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이 같은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동시에 이를 이겨내는 각자의 모습들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그것이 언제나 상실로 인한 비극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비슷한 상실을 겪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만약 모호한 상실을 초래한 세상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상실의 위험을 줄이는 활동을 하며 혼란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p.243

늘 한발자국 나아가기 위해서는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모호한 상실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이 작업이 특히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부정적 상황에 대한 이유가 사실은 가시적으로 알 수 있는 특정한 상실이 아닌, 복합적인 원인이었던 사례가 있었던 것처럼 상황에 대한 회피는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새삼 다시 깨달았어요.

마음먹기에 달렸다. 라는 말은 종종 긍정적인 관점에 대한 희망적인 말로 쓰이지만, 오늘은 어쩐지 인간의 삶이 녹록치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말로 느껴집니다.

낙관론자들은 똑같은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실패를 일시적인 현상이 라고 믿는 경향이 있으며, 원인을 이 한 가지 경우에 국한한다"라고 말한다. 낙관론자들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는 이유가 자신에게 있는 게 아니라 외부의 상황이나 불운의 결과로 본다.-p.253

[ 출처 #작가정신 #모호한상실 #폴린보스 ]

#도서협찬 @jakkajung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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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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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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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큼…우디한 로맨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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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엿보는 줄거리]

🔮조향사인 앨리스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오던 날, 친구들에게 떠밀려 점쟁이를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듣고 난 뒤 악몽과 찝찝함에 잠을 이루지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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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오래전부터 네가 찾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방금 전에 바로 네 뒤를 지나갔어."

"인내심이 필요해. 그 남자에게 이르려면 여섯 사람을 만나야 하니까"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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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층간소음으로 신경전이 있었던 이웃집 달드리씨와 즉흥적으로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보내다 함께 다시 점쟁이를 찾게 되고 여행을 떠나야만 운명의 사람과 인생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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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풍경을 그리나요?"
"완전히 무용한 것들만 그리죠. 풍경 화가들은 대개 농촌이나 바닷가, 들판과 숲속 풍경에 경탄하지만, 나는 교차로를 그려요“-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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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를 그리는 화가인 달드리씨는 물려받은 아버지의 유산으로 앨리스의 '운명의 대상 & 새로 만들 향수' 찾기를 위한 이스탄불 여행에 투자를 하겠다고 합니다. 엘리스를 운명의 대상으로 이끌어줄 두번째(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인계해주고 본인은 돌아와 늘 탐나하던 통창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그녀의 집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하죠. 앨리스의 운명 찾기를 지원하며 서로의 작품 (향수와 그림)에 투자를 하는 비즈니스(?) 여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둘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함께 이스탄불의 거리를 따라 동행하는 느낌이 듭니다. 조향사인 앨리스가 맡는 향들의 묘사가 더욱 그 분위기를 생생하게 다가오게 해줍니다.

📎일마즈 부인의 아들인 듯한 남자가 거실로 안내했을 때 앨리스는 냄새에 사로잡혔다. 벽난로에서 타는 나무진 냄새, 오래 된 책들에서 풍기는 응고된 우유 냄새, 은은하게 마른 흙냄새 를 풍기는 카펫, 아직도 비 냄새가 나는 낡은 가죽장화 한 결레.-p.349

💗바로 전 리뷰에서 로맨스 에세이 안 좋아한다고 했는데… 로맨스 소설에 광대를 씰룩 거리는 것을 보니 로맨스라는 장르보다는 현실성이라는 요소가 제 독서 취향에 더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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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인데 여행을 다녀온 기분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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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턴 스포주의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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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신 분들께 질문이 있습니다

왜 앨리스가 아닌 달드리씨의 이상한 여행일까요? 제목부터 스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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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작가정신 #달드리씨의이상한여행 #마르크레비 ]

#도서협찬 @jakkajung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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