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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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태껏 음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았다. 음식 말고 다른 일들에 더 관심을 가지고 살았고, 정말 책에 미쳐있을 때는 밥 먹는 거보다 책보는 게 더 좋아 배만 부르게 대충 밥 먹을 때도 많았다. 그 당시 난 배만 부르게 하는 알약만 개발되었으면 좋겠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고, 지인들은 그런 나를 미친 사람처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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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라도 가끔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있긴 하다. 대표적으로 해리포터에 나오는 귀지 맛 젤리다. 조앤 K 롤링은 귀지를 직접 입에 넣어본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귀지 맛 젤리는 대체 무슨 맛일까?' 하며 책 읽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그래서 직접 귀지를 입에 넣을까 했지만, 인간의 존엄이 허용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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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고, 나와는 달리 좀 더 세밀하게 파고들어 만들어진 게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부터 특이하다.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라는 제목을 보면, 생강빵이라는 음식에 눈살을 찌푸리더라도, 진저브레드는 느낌상 맛있어 보일 거 같아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사실 난 음식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2개의 빵이 실존하는 빵인지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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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짧은 글들이 모여져 있고 부담이 없고, 책 자체도 작은 편이라 출근길/퇴근길에 잠깐씩 읽기 좋은 책이다. 여러 주제가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건포도 빵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더 큰 관심이 갔다. 건포도라는 걸 난 대게 싫어하고, 먹을 때마다 빼먹고 먹는다. 하지만 이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인들 다수가 그렇다는 내용을 보며 격한 공감을 얻었다. 다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고 건포도를 사랑하고 즐겨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화적 차이에 따라 입맛도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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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 일상이 바쁘고 건강 문제로 오래 앉지 못해, 집중해서 읽지 못한 게 안타까웠다. 책의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까먹고 말지만, 이 책은 내용도 재밌고 무엇보다 계속 읽고 싶게 손이 가도록 글이 잘 쓰여 있어, 몸이 괜찮아지고 나면 다시 정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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