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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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기술은 인간의 의식(마음)이 뇌에 있음을 밝혀냈지만, 근대까지만 해도 다수의 과학자는 심장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영혼의 존재마저 의심하기도 하며(영혼이 존재함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근거로서 인간이 죽을 때 21g의 무게가 줄어든 걸 주장하는 일부 학자가 있지만, 실제로 측정방법 자체가 주관적이고 극히 일부만 비슷한 측정 결과가 나와서 과학계에서 정설로 여겨지진 않는다) ‘호모데우스에서 보면 인간의 감정이란 뇌의 전기적 상호작용의 찌꺼기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마음의 미래의 저자 미치오 카쿠는 뇌 과학자가 아닌 이론물리학자이다. 그 때문에 그가 직접 연구한 내용이 아니라 다른 학자의 의견을 모아 저술한 게 이 책이다.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기에 전문적인 내용에 빠삭하지 않아도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뇌의 구조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게 책의 목적이라 기본적으로 진화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단일부위가 특정한 영역을 담당하거나 상호 작용을 하기도 한다. 사고로 인해 전두엽이 손상된 피니어스 게이지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이성적인 판단과 장기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전두엽이 이성적 행위를 담당하는 부위이기 때문이며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지을 수 있는 점이다. 또 전두엽은 실존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창의적인 동물이라는 증거이며 문명을 발전하는데 있어, 전두엽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유발 하라리의 다른 저작 사피엔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호모사피엔스가 발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농경 혁명이 아니라 인지 혁명이라고 한다. 저자가 주장한 허구의 이야기를 진실인 양 믿는 인지 혁명은 전두엽의 기능과 유사하다. , 종교, 자본주의, 보편인권 등과 같은 현대의 가치들이 만들어지게 된 건 전두엽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뇌의 구조를 과학자들이 밝혀냄으로써 이제 인류는 인간과 로봇의 하이브리드화를 꿈꾸고 있다. 척수손상을 받은 원숭이의 뇌에다 전극을 끼우고 신호를 통해 직접 팔을 움직이는 연구가 성공하는 등 텔레파시가 현실화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이 영생할 방안으로 물리학적으로 뇌를 역설계해서 인지적 정보를 트랜지스터에 옮기는 방법을 들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나노봇을 통해 뇌의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방식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어떤 방식이든 간에 인간의 뇌와 의식은 종교의 영역을 한참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현대의 많은 사람은 몸이 아플 때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신에게 고통을 없애 달라고 맹목적으로 바라지 않는다. 마음이 고통스러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감정적 변화가 아니라 뇌의 특정한 부분이 손상되어 생기는 의식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더 선호한다. 시간이 흘러 과학이 인간의 의지를 정복하고 기계적인 소모품으로 존재하는 사피엔스가 당연시되는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 과학은 선악을 띄지 않는다. 미래 사회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는 과학이 만드는 게 아니라 인간이 선택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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