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 & 하이데거 : 현상학, 철학의 위기를 돌파하라 지식인마을 21
박승억 지음 / 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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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한 서구철학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본래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20세기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인해 세상에 대한 허무주의는 커졌다. 뉴턴주의자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을 알아냈다고 말하고 다녔으며, 기존 철학이 하던 일들은 심리학이라는 사회과학이 대처하기 시작했다. 좁아져 가는 철학의 입지를 넓히고자 같은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현상학이라는 기조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학자로서는 후설과 그의 제자 하이데거를 들 수 있다.

 

 

후설은 현상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기초를 다져놓았다. 그는 현상을 파악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도 달라질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보았다. 과학을 진리의 근본요소로 삼는 것도 비판했다. 심리학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았으나 모든 일의 근거로 심리학을 사용하는 풍조는 경계해야 마땅하다고 보았다. 다만 그럼데도 이성이 객관적 진리를 찾는데 여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반면 하이데거는 이성이 객관적 진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부정했다. 또한 존재와 존재자를 구별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존재는 언어에 규정된다. 하이데거는 머리로 의미 되는 이성의 작용보다는 손의 작업을 통해서 존재는 세상에 드러난다고 보았다. 사르트르는 하이데거의 철학이 실존주의에 속한다고 보았지만, 하이데거는 이를 극렬히 부정했다. 그의 철학의 깊이는 상당하였고 오히려 실존주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하이데거는 나치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데, 이는 나치 정권하에서 후설을 대학교수직에서 내쫓는데 크게 기여한 게 하이데거이기 때문이다.

 

 

사실 후설과 하이데거의 철학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하는 건 불가능한 도전에 가깝다. 지식인 마을(하이데거, 후설)은 단지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그런데도 다른 책들보다는 폭넓은 내용을 알차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려고 해서 그런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철학을 시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초보자에게 특별히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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