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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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부산여중생 폭행 사건 같은 소년법 관련 범죄가 일어났을 때 대중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대한민국은 유럽식 법 원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화에 중점을 둔다. 14세 미만 청소년은 형사 처분을 할 수 없는 것도 자아가 미성숙한 아이를 심신 상실자랑 동일 취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의 지적 수준에 비해서 법의 처벌 연령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같은 경우에는 만 14세 미만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법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였고 다른 소년법 범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또한 아무리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나이가 어리면 용서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2015년에 일어난 용인 캣맘 살인사건 같은 경우에는 여성이 초등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으면 타인의 목숨을 빼앗아도 용서할 수밖에 없을까?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소년법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소설에 나오는 유코 선생님의 아이는 담당하는 교실에 있는 2명의 아이에게 살해당했다. 하지만 소년법 때문에 형사 처분이 불가능하고 특히나 담임선생님이란 위치가 유코의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그 때문에 간접적인 처벌을 사용한다. 두 아이 우유에 에이즈 환자의 혈액을 타서 그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도록 하는 일이다. 하지만 에이즈 환자인 유코의 남자친구에 의해 범인의 우유에는 일반 혈액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를 모르는 두 아이와 학급 학생들은 서로 간의 갈등이 커지고 범인 중 1명인 나오키는 자신의 어머니까지 죽이게 된다.

 

고백은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챕터마다 말하는 화자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유코 선생님에서부터 학급 아이인 미즈키, 나오키의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나오키와 슈야 등 바뀌는 화자에 따라 같은 사건을 다른 느낌으로 전달한다. 이야기하는 방식은 책 제목처럼 고백하는 말투로 사건에 대한 자기 생각과 느낌을 독백한다. 화자의 입장이 자꾸 달라지기 때문에 독자는 어느 한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가 힘들다. 소년범죄라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범인들과 피해자의 스토리를 각자의 입장에서 들어본다면 처벌과 교화 중 어느 것을 중요시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책의 끝부분에 달하면 결국 유코 선생님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두 범인을 처벌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미 캐릭터들의 가정사를 알게 된 독자의 입장에서는 통쾌하기보다는 찝찝한 기분이 든다. 과연 소년법을 폐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대로 놔두어야 하는가. 언제나 절대적인 법은 없는 것처럼 인간의 행동도 마찬가지기에 사회의 문제를 방관하지는 말고 스스로 생각해보는 자세가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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