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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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속에서 발견한 태초의 끈

빅뱅에서 생겨난 원소들(편의상 제일 작은 단위로 임의 지칭한 단어)은 모여 원자, 분자가 되고 각기 다른 결합 방식을 통해 사물,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존재라고 생각되는 물질, 현상들은 우주의 법칙아래 연관되어 있다. 지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인 자연선택, 중력 법칙등의 과학현상이 과거에는 서로 독자적인 영역이나 우연에 의해 발생한 일이라고 여겼다. 학자들은 점점 상이한 현상들을 통섭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시간의 탄생' 이란 저서에서 "미래에는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것이다."이란 말로 통합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스케일>의 저자 제프리웨스트도 통합적 시각으로 상이해 보이는 여러 현상을 결합해 보았다.


그는 사화와 과학, 미시와 거시를 넘나들고 연구를 진행한다. 가장 재밌는 현상은 생명체의 수명과 심장 박동수의 연관 관계이다. 그래프를 보면 동물들의 평생 심장박동수는 대체로 10의 9승 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덩치가 아주 큰 대왕고래와 조그마한 쥐의 심장박동수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동물에게 10의 9승이라는 심장박동수가 최적화 된 시스템일 수 있다는 의문점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연관된 고리를 찾아가다보면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찾아낼 수도 있지않을까? 제프리 웨스트의 대범한 연구는 그 이론의 시발점이 되기위한 적지않은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책이 마냥 읽기 편하지만은 않다. 사회의 여러 현상과 생명, 과학간에 연결성을 흥미있게 잡아 내었지만 책 분량의 압박이 접근을 용이하지 못하게 한다. 과학을 잘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기에도 어려울 만큼 많은 범위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만 호기심 강한 사람에게는 어려운 내용 만큼이나 지적 만족도도 크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과학의 중요성과 전문도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일상과는 더 동떨어져 가는게 현실이다. 이는 과학자들이 스스로의 특수성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전문화된 용어가 가득한 서적, 논문을 선호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며 일반인이 개별적인 이론을 알아가기에는 시간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스티븐 호킹은 통합이론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웨스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점에서 '스케일'은 과학서적의 역사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점이라 칭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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